설 연휴 동안 발표된 미국의 1월 ISM 서비스업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실물 경제로 전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게 했다.

이번주에도 다양한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어 국내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만큼 전저점을 위협할 정도의 추가 하락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2일 동양종금증권은 이번주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美 경제관련 지표로 ▲1월 소매판매(13일, 현지시각) ▲2월 소비자신뢰지수(15일) ▲1월 수입물가 지수(15일) 등을 꼽았다.

1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4.0%로 예상되고 있다.

수치상 지난 12월에 비해 크게 악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지만, ISM 서비스업지수 악화와 고용 부진 등을 감안할 때 전망치를 하회할 경우 추가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2월 소비자신뢰지수 예상치는 76.0으로 지난 1월의 78.4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신뢰지수가 또 한차례 악화되면서 美 소비경기 침체를 재차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1월 수입물가 지수 상승률의 경우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3개월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인플레 우려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출 수 있어 증시에는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美 경제지표 부진으로 국내 증시가 추가적으로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02년 하반기 이후 최저 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국내 증시도 채권수익률 갭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지수는 추가 급락보다 횡보 국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매크로 지표의 추가 악화는 각오해야 하겠지만 새로운 악재에 의한 하락이 아니라는 점에서 지난 저점이 위협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지않은 시점에 경기 저점이 형성될 것이란 기대감도 존재한다면서, 전날 낙폭이 크긴 했지만 또다른 하락을 야기할 수 있는 심리적 패닉 국면이 나타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전저점 지지의 이유는 충분하다고 분석.

한편 삼성증권은 "악재의 대부분을 인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점차 다가오고 있는 회복 가능성에 더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당장 경제지표의 호전을 기대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매번 발표되는 지표마다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신흥시장으로 전염될 것이란 우려에 연휴 기간 동안 신흥시장 증시가 미국 증시보다 더 크게 하락했지만, 이미 신흥시장 주가는 경기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과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라고 설명.

미국 의회의 경기부양책 의결, G7의 정책 공조 가능성 부각 등 긍정적인 뉴스들도 무시해서는 안된다면서, 코스피 1600선 초반은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대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