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파 배우 김윤석이 '연기 타짜'로써의 포스를 내뿜었다.

2월14일 개봉하는 핏빛 스릴러 영화 '추격자'를 보면 김윤석이 그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격자'를 보고 나면 지난해 화제의 영화 '타짜'에서 몇몇 장면에 나왔을 뿐이지만, 강렬한 포스를 내뿜었던 전라도 '아귀' 역할이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완벽하게 보여주고도 남는다. 극장 문을 나서는 관객 중 열에 아홉은 아마 김윤석의 힘에 압도당할 것이다.

'추격자'는 부패 경찰 출신 안마시술소 사장 '엄중호'(김윤석 분)과 피도 눈물도 없는 연쇄살인범(하정우 분)의 긴박감 넘치는 두뇌 싸움과 핏빛 액션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에서 김윤석은 악도 선도 아닌, 아주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엄중호는 전직 형사이지만 결코 정의로운 인물이 아니다. 그런데 연쇄살인마와 맞서는 유일한 추적자다. 영악한 살인마에게 멋대로 놀아나는 무능 경찰과 달리 엄중호는 딸까지 둔 출장 안마사 김미진(서영희 분)을 찾으려고 24시간 동안 살인마를 상대로 피눈물 나는 추격전을 벌이는 인물이다.

따라서 영화는 시종일관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는 몫은 김윤석과 하정우가 맡을 수 밖에 없었다. 얼마 전 언론 시사회에서 김윤석은 모든 공을 나홍진 감독과 하정우에게 돌렸다. 당시 그는 "이 영화의 힘은 엄청나게 많은 준비를 해 온 나홍진 감독에게서 나왔고, 내 연기가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하정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마흔 살이 된 김윤석의 연기 내공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게 절대로 아니다. 부산 동의대 재학 때 극예술연구회에서 연기를 접한 그는 1990년 연우무대, 산울림, 극단76 등을 거치며 연극무대에서 기본기를 탄탄하게 쌓았다. 연극무대에서 동고동락한 친구들이 바로 송강호, 유오성, 김뢰하 등이다. 그런 점에서 김윤석은 말 그대로 '대기만성' 배우다.

영화 '범죄의 재구성' '시실리2㎞'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야수' '천하장사 마돈나' '타짜' '즐거운 인생' 등에 이어 '추격자'까지 그의 필모그라피는 다채롭기 그지 없다. 지난해 '타짜' 등으로 김윤석이 '올해의 발견'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면 올해 초 김윤석은 '추격자'를 통해 2008년 충무로 최고의 스타 배우로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디지털뉴스팀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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