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운하를 둘러싼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하나는 환경 파괴 여부이고 또 하나는 경제성이 있느냐는 것이다.대운하 찬성론자들은 운하가 건설되면 오히려 물이 맑아지고 용수 부족 문제도 해결된다는 입장이다.반면 환경론자들은 운하로 인해 강이 거대한 호수로 변해 물이 썩고 생태계의 교란이 발생해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환경 논란은 크게 △수질 오염 △생태계 교란 △홍수 발생 여부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낙동강 물은 이미 질소와 인 기준을 5∼10배 초과한 상태로 경부 운하가 건설되는 즉시 부영양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하상 준설로 하변 식생을 제거하고 수중보나 콘크리트 제방을 쌓는 게 모두 오염 원인"이라고 밝혔다.그는 "운항 선박에서 나오는 윤활유,세척수,화장실 오수 등도 식수원을 오염시킬 것"이라며 "20세기 초 건설된 미 플로리다주 운하도 강을 직선화하고 강바닥을 파 갑문을 만들었는데 건설 직후부터 홍수가 빈발했고 물의 부영양화가 일어나 생태계가 크게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홍종호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운하 찬성 측이 운하의 환경효과로 이산화탄소 저감을 내세우는데 운하 건설을 이산화탄소 저감 대책으로 꼽는 나라는 본 적이 없다"며 "이산화탄소 배출의 대부분은 전력이나 기업 등 산업부문이 차지하는데 자동차나 트럭을 주범으로 만드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찬성론 측인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낙동강은 현재 운하 건설과 무관하게 물 흐름이 정체돼 수질 악화를 보이고 있다"며 "운하를 통해 2억t가량의 맑은 물을 갈수기 등에 낙동강에 공급하면 수량 부족 문제가 해결돼 수질이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생태계 교란 문제와 관련,홍성태 상지대 문화컨텐츠학과 교수는 "한 번도 이어진 적이 없는 강을 억지로 연결해 고유 생물종의 훼손과 멸종을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대운하 찬성론 측인 한반도대운하연구회는 "경부 운하는 낙동강과 한강의 고도차를 극복하기 위해 리프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생태계 연결을 막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운하가 빈번한 홍수를 초래할 것인가를 놓고도 공방이 치열하다.김정욱 교수는 "미 플로리다 운하는 공사가 끝나자마자 1928년 홍수가 나서 운하가 범람하면서 2000여명이 죽었다"며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제방을 다시 쌓으면서 엄청난 돈을 들였다"고 지적했다.이에 비해 추부길 비서실 정책기획팀장은 "댐과 수중보로 수량 흐름을 조절해 홍수 피해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