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운하 리포트] (3) 환경보존 어떻게 ‥ 운하 따라 인공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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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인근의 하펠 운하 시작점 케친.자연 상태의 하펠강과 인공의 하펠 운하가 연결되는 이곳에서는 울창한 대규모 강변수림과 철새들이 노니는 습지를 볼 수 있다.2006년 완성된 이 수림지역을 독일인들은 조성된 경관이라는 뜻의 '쿨투어 란트샤프트'라 부른다.자연경관(나투어 란트샤프트)이 아니라 계획적.인공적으로 이상적인 자연 상태에 가장 가까운 상태의 친환경 공간을 가꿨다는 뜻이다.
'쿨투어 란트샤프트' 안내표지판에는 운하 건설 당시 교통건설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의 서명이 나란히 표기돼 있다.환경과 건설을 담당하는 두 부서의 장이 공동으로 운하를 건설키로 했다는 점을 기념한 것이다.하펠 운하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강변수림 외에 시민들의 조깅과 휴식 공간이 곳곳에 모습을 나타내며 운하 주변에는 철새들이 떼지어 노닌다.토머스 크뤼거 포츠담 지역 수로국장은 "하펠 운하 건설 당시에는 주변이 다 모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태계가 복원돼 사슴과 비버도 서식한다"고 전했다.일반 강과 달리 운하에는 오폐물 투척이 엄격히 금지돼 오히려 강보다 깨끗하다는 설명이다.
환경단체들의 극심한 반대로 10년 이상 공사가 중단됐던 마인-도나우 운하는 곳곳에 환경을 배려한 시설들이 배치돼 있다.뉘른베르크 인근 운하 한가운데 위치한 2.1㎢ 면적의 인공저수지인 로트호에도 친환경 수림이 조성돼 있다.도나우강의 물을 끌어올려 운하의 유량을 조절하고 물 부족 지역인 뉘른베르크에도 공급하기 위해 1993년 조성된 이 호수의 일부는 레저단지이며 일부는 식목이 이뤄진 이후 철저한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마인-도나우 운하 공사를 재개하면서 독일 정부는 나무 10그루를 뽑으면 20그루를 새로 심고 운하 건설 비용의 15%가량을 환경 보호에 사용토록 의무화했다.
알트뮐강 등 운하 주변 곳곳에는 물고기 산란장이 조성됐으며 소규모 생태계 역할을 하는 움푹 파인 공간도 마련됐다.야생 동식물이 이동할 수 있는 생태 다리도 건설됐다.그 결과 당초 우려됐던 생태계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운하가 동물의 서식처이자 이동로로 사용되고 있다.운하변에 위치한 작은 관광도시인 리덴부르크의 경우 경관과 기존 수로망을 파괴하지 않는 방향으로 운하 건설이 진행됐다.오래된 성과 도시 경관이 운하와 조화를 이루도록 만든 것이다.
하르트무트 덴 전 독일연방수로국장은 "인공적인 운하 건설이 반드시 자연환경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체계적인 관리가 뒷받침된다면 운하 건설 이전의 자연환경 못지 않은 생태학적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만큼 시작 단계부터 자연환경 보존에 대한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6억유로(약 3조6000억원)가 투입돼 파리 센강과 북해를 잇게 되는 프랑스의 센-스헬더 운하(105㎞)의 경우도 생태학적으로 가치가 많은 수많은 작은 숲과 계곡 호소 등을 운하가 지나는 만큼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조처들이 취해지고 있다.운하의 둑과 제방에는 신규 조림이 추진되고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에는 최대한 기존 물의 흐름을 보존하고 범람을 막아 습지대의 생태학적 균형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또 민감 지역은 운하가 우회하는 방법으로 생태학적 다양성을 보존키로 했다.
운하 주변을 친환경적으로 조성하는 것 외에 운하와 수로를 다니는 배들도 친환경적으로 바뀌고 있다.바지선들은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LNG(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한다.위험물질 운송선의 경우 이중선체로 만들어 충돌사고가 나더라도 운반물질이 유출되지 않도록 돼있다.그 결과 매일 수많은 배가 운항하는 라인강이 강 주변 2000만 독일인의 식수원으로 활용되고 있다.독일 교통 관련 컨설팅업체인 플란코컨설팅에 따르면 수운은 소음이 거의 없고 사고율도 극히 낮다.토양과 수질오염도 거의 없어 트럭보다 경쟁력이 있다.대기오염 유발 수준도 타이어 마모나 먼지를 발생하는 트럭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케친.뉘른베르크.브뤼셀=김동욱/이정호 기자 kimdw@hankyung.com
'쿨투어 란트샤프트' 안내표지판에는 운하 건설 당시 교통건설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의 서명이 나란히 표기돼 있다.환경과 건설을 담당하는 두 부서의 장이 공동으로 운하를 건설키로 했다는 점을 기념한 것이다.하펠 운하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강변수림 외에 시민들의 조깅과 휴식 공간이 곳곳에 모습을 나타내며 운하 주변에는 철새들이 떼지어 노닌다.토머스 크뤼거 포츠담 지역 수로국장은 "하펠 운하 건설 당시에는 주변이 다 모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태계가 복원돼 사슴과 비버도 서식한다"고 전했다.일반 강과 달리 운하에는 오폐물 투척이 엄격히 금지돼 오히려 강보다 깨끗하다는 설명이다.
환경단체들의 극심한 반대로 10년 이상 공사가 중단됐던 마인-도나우 운하는 곳곳에 환경을 배려한 시설들이 배치돼 있다.뉘른베르크 인근 운하 한가운데 위치한 2.1㎢ 면적의 인공저수지인 로트호에도 친환경 수림이 조성돼 있다.도나우강의 물을 끌어올려 운하의 유량을 조절하고 물 부족 지역인 뉘른베르크에도 공급하기 위해 1993년 조성된 이 호수의 일부는 레저단지이며 일부는 식목이 이뤄진 이후 철저한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마인-도나우 운하 공사를 재개하면서 독일 정부는 나무 10그루를 뽑으면 20그루를 새로 심고 운하 건설 비용의 15%가량을 환경 보호에 사용토록 의무화했다.
알트뮐강 등 운하 주변 곳곳에는 물고기 산란장이 조성됐으며 소규모 생태계 역할을 하는 움푹 파인 공간도 마련됐다.야생 동식물이 이동할 수 있는 생태 다리도 건설됐다.그 결과 당초 우려됐던 생태계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운하가 동물의 서식처이자 이동로로 사용되고 있다.운하변에 위치한 작은 관광도시인 리덴부르크의 경우 경관과 기존 수로망을 파괴하지 않는 방향으로 운하 건설이 진행됐다.오래된 성과 도시 경관이 운하와 조화를 이루도록 만든 것이다.
하르트무트 덴 전 독일연방수로국장은 "인공적인 운하 건설이 반드시 자연환경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체계적인 관리가 뒷받침된다면 운하 건설 이전의 자연환경 못지 않은 생태학적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만큼 시작 단계부터 자연환경 보존에 대한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6억유로(약 3조6000억원)가 투입돼 파리 센강과 북해를 잇게 되는 프랑스의 센-스헬더 운하(105㎞)의 경우도 생태학적으로 가치가 많은 수많은 작은 숲과 계곡 호소 등을 운하가 지나는 만큼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조처들이 취해지고 있다.운하의 둑과 제방에는 신규 조림이 추진되고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에는 최대한 기존 물의 흐름을 보존하고 범람을 막아 습지대의 생태학적 균형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또 민감 지역은 운하가 우회하는 방법으로 생태학적 다양성을 보존키로 했다.
운하 주변을 친환경적으로 조성하는 것 외에 운하와 수로를 다니는 배들도 친환경적으로 바뀌고 있다.바지선들은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LNG(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한다.위험물질 운송선의 경우 이중선체로 만들어 충돌사고가 나더라도 운반물질이 유출되지 않도록 돼있다.그 결과 매일 수많은 배가 운항하는 라인강이 강 주변 2000만 독일인의 식수원으로 활용되고 있다.독일 교통 관련 컨설팅업체인 플란코컨설팅에 따르면 수운은 소음이 거의 없고 사고율도 극히 낮다.토양과 수질오염도 거의 없어 트럭보다 경쟁력이 있다.대기오염 유발 수준도 타이어 마모나 먼지를 발생하는 트럭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케친.뉘른베르크.브뤼셀=김동욱/이정호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