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독일 등 유럽 운하 선진국들에서는 풍부한 운하 수량을 식수로 사용하기 위해 취수 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왔다.운하와 강변 하천수의 물을 식수로 전환하기 위해 이들 국가가 사용하고 있는 방법은 운하에서 500m가량 떨어진 곳에 지하수 펌프(집수정)를 뚫어 '강변 여과수'를 뽑아 쓰는 간접취수 방식이다.운하를 흐르는 물이 주변 지하층으로 침투하면서 모래와 자갈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수된 깨끗한 지하수를 뽑아 쓰는 취수 방법이다.이 같은 간접취수 방법은 강물이나 하천물 등 지표수에서 직접 퍼온 물을 정수해 식수로 사용하는 한국의 직접취수 방식과는 다르다.

물론 네덜란드와 독일이 간접취수로 확보한 식수를 유일한 취수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네덜란드의 경우 전체 취수원의 70% 정도를 지하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중 20%가량을 운하 간접취수를 통한 강변 여과수로 충당하고 있다.독일 역시 총 취수원의 7% 정도만 강변 여과수로 이용하고 있다.

로널드 히어 네덜란드 IHE 대학 교수는 "유럽 국가들이 운하의 풍부한 수량을 식수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간접취수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자연 여과가 가능한 토질을 갖춘 지역이 한정돼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해선 찬성 측에서는 한강과 낙동강 등 주요 취수원 지역에 유럽과 같은 간접취수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간접취수로 바꾸면 직접취수를 위해 투입되는 수질관리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반면 반대 측에서는 간접취수 방식은 대량 취수가 불가능한 데다 시설비와 전력비 유지관리비 등 부담이 크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