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가 2월 들어 대형수주, 자회사 상장 등 호재를 잇달아 터트리며 상승 무드를 타고 있다.

조선주가 포함된 운수장비업종지수는 지난 1월31일부터 4일 연속 상승세였고, 설 연휴 다음날인 지난 11일 뉴욕증시 악재를 반영해 하루만 하락한 뒤 12일 다시 반등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월이 비수기인 예년과 비교해도 그렇고, 외국인들의 집중 매도로 연일 추락했던 암울한 1월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조선주의 맏형 현대중공업은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 상장 추진을 가시화한 데 이어 중국 하이난 항공그룹과 함께 홍콩에 벌크선사 설립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며 해운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1일 유럽선주로부터 1조2811억원규모의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했고, 이날은 중동선주로부터 7254억원 규모의 초대형유조선(VLCC) 5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31일 국내 처음으로 브루나이에서 5억달러 규모의 LNG선 2척, 12일에는 오만에서 7억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유조선(VLCC) 5척을 수주했다. 이날 알려진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과 함께 오만의 신도시 개발사업 참여를 위한 협상중이라는 소식도 주가에 힘을 실어줬다.

이처럼 분위기가 좋아진 것 확실한데, 조선주의 기세가 작년 같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조선주를 지금 사도 괜찮을지 다소 망설여지는 시점이다.

조선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상승세를 본격적인 반등의 시작으로 봐야 하는지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지금 매입해도 괜찮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교보증권의 임채구 애널리스트는 “연초에 조선관련 악재가 많이 부각됐었지만 지금은 연초 예상과 달리 수주 실적이 좋아서 조선주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계속 오르는 후판(선박을 만들 때 쓰는 두꺼운 철판) 가격이 수익성을 까먹을 수 있다는 것은 우려된다”며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가격면에서는 지금 조선주를 사도 나쁘지 않다는 시각이다. 그 동안 조정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

삼성증권의 윤필중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조선업체들이 작년만큼 깜짝실적을 내지는 못하겠지만 비수기인데도 수주가 많고, 2분기가 원래 수주가 많이 나오는 시기라는 점, 분기 실적 발표시기 등을 고려할 때 2분기까지는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나 현대미포조선처럼 자사주매입으로 뒤를 받쳐주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