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을 확보해 지수가 떨어질 때마다 분할 매수하라.'

시중은행의 재테크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올봄 투자 전략이다.이들은 국내외 증시가 조정을 거쳐 하반기에는 살아날 것으로 보고 시장 상황을 차분히 지켜보라고 주문했다.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를 유심히 관찰할 것을 권했다.국내 부동산 시장은 강보합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고 유망 투자 상품으로 국내 및 이머징 마켓 펀드를 추천했다.



◆국내 증시 하반기부터 상승

재테크 팀장들은 이르면 2분기 말,늦어도 4분기에는 코스피지수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규모가 어느 정도 파악돼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미국 대선과 중국 베이징 올림픽이라는 단기 호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반기까지 코스피지수가 1500에서 1800까지 횡보를 거듭해 단기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공성율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팀장은 "중국의 인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어 현재의 변동성 장세는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코스피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국내 주식과 펀드를 분할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머징 마켓을 비롯한 해외 증시도 하반기부터 살아날 것이란 게 재테크 팀장들의 공통된 전망이다.김현규 하나은행 PB팀장은 "미국과 유럽 시장은 등락을 반복하며 보합세를 이룰 것으로 보이나 중국과 아시아 시장은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중국시장은 신중하게 접근하라는 주문도 있었다.장동기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중국은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시장이지만 리스크도 매우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목받고 있는 부동산 시장은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팀장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수요가 많은 곳에 공급을 늘린다는 것이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로 단기 상승은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박 팀장은 다만 지하철 개통이 예상되는 지역과 뉴타운 인근지역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재테크 팀장들은 용적률 완화에 대한 기대 등으로 재건축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측했다.김현규 하나은행 팀장은 "지방에는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삼성타운이나 강남 등 인기지역은 더욱 강세를 보여 부동산 시장의 지역별 편차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는 하향안정세를 보인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심기천 외환은행 PB팀장은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로 잡은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도 두 차례 정도 금리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며 "시중금리도 함께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심 팀장은 "앞으로 미국과 유럽의 금리 인하 여부와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을 유심히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다른 재테크 팀장들도 "미국의 소비 지표와 중국의 인플레이션 지표를 꼼꼼히 살펴봐야 시장 전망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금 비중 20% 유지

재테크 팀장들은 가장 유망한 시장으로 국내 증시와 이머징 마켓을 꼽았다.충분한 조정을 거쳐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공성율 국민은행 팀장은 "MSCI Korea 지수의 주가이익비율(PER)이 10.6배로 떨어진 데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국내 증시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김현규 하나은행 팀장은 "세계 경제의 핵심축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 등 브릭스 국가들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의 투자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재테크 팀장들은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국내외 펀드 비중을 대부분 40% 이상 수준으로 가져갈 것을 주문했다.추천 펀드로는 '신영 마라톤 주식 펀드'와 '슈로더 브릭스 펀드'가 꼽혔다.또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ELS(주가지수연계증권)와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예금도 30% 이상 투자하도록 포트폴리오를 짰다.이와 함께 저가 분할 매수를 위해 여유자금의 20%가량을 유동성으로 확보하도록 추천했다.이 밖에 원자재 펀드와 금 관련 상품도 유망 투자 수단 범위에 들었다.

박승안 우리은행 팀장은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부화뇌동하지 않고 기다리는 자세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