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미국경제' 희망의 싹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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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먹구름에 싸여 있는 미국 경제에 실낱같지만 긍정적인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경기 연착륙' 전망이 나오고 '증시바닥론'이 부상하고 있다.
미 국채수익률에 경기회복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가 나타났다.블룸버그통신은 5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지난달 22일 2년 및 10년 만기 수익률 평균치보다 0.16%포인트 떨어진 후 최근 반등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11일 현재 5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연 2.63%다.블룸버그는 과거 1990년과 2001년 경기 침체기에도 5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2년 만기와 10년 만기 수익률 평균치를 밑돈 후 오름세로 돌아서면 그때부터 6~9개월이 지나 경기가 상승세로 반전됐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수익률 변화의 경험칙을 토대로 보면 침체로 빠져드는 미국 경제가 대선이 치러지는 11월 전에는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모건스탠리의 채권전략가인 제임스 카론 대표는 "5년 만기 수익률은 경기 변곡점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며 "이 수익률이 반등하는 것은 향후 경기 회복에 낙관적인 신호"라고 진단했다.당분간 침체의 터널로 더 들어가겠지만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도 가까워진다는 징후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증시에선 '바닥론'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모건스탠리 수석 전략가를 지낸 후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바톤 빅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주식 시장이 바닥에 근접했다"며 "포트폴리오 내 미 주식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CNN머니는 금융정보 업체인 톰슨파이낸셜 분석을 인용,지난 4분기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일부 대형 은행의 '실적 쇼크'로 부진했던 S&P 500 기업의 분기 순익이 올 하반기엔 정상 궤도로 복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0.8% 떨어지지만 2분기 들어 1.1% 증가세로 돌아선 뒤 하반기엔 15% 이상의 증가율을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11일(현지시간) 미 경제가 올 하반기에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희망적인 견해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미 행정부의 '2008년 경제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위기가 닥치고 있다"며 위기 상황임을 시인하면서도 "하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가 약효를 발휘할 것"이라며 장기적 성장세를 낙관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포함된 채권을 보증하다 위기에 몰린 채권보증사(모노라인)들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버핏은 12일 CN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주 MBIA와 암박파이낸셜,FGIC 등 채권보증사 세 곳에 이들이 보증한 총 8000억달러의 지방채를 자신의 회사인 벅셔해서웨이를 통해 재보증해주겠다는 제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그는 한 회사는 이 제안을 거절했고 두 회사는 아직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신용등급이 'AAA'인 벅셔해서웨이가 지방채를 재보증하면 채권보증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더라도 지방채는 'AAA'를 유지할 수 있다.이날 뉴욕증시는 버핏의 제안이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상승 출발했다.
유병연/김유미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