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경차 유류세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경차 시장에서 격돌을 벌이고 있는 GM대우와 기아차 중 누가 더 유리할까?

전문가들은 일단 페이스 리프트에 성공하면서 경차 붐을 일으키고 있는 기아차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13일 배기량 1000㏄ 미만 경차의 휘발유값 등 유류비를 300원 인하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5월부터 배기량 1000cc 미만의 경차에 사용되는 휘발유나 경유에 대해 ℓ당 300원의 유류세(교통·에너지·환경세)를 환급해 주도록 돼 있다. 경차 소유자가 신용카드사에서 미리 발급받은 유류구매카드를 주유소에 제시하면 현재보다 ℓ당 300원 저렴한 가격에 주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경차에 한해 액화석유가스(LPG)에 붙는 ㎏당 360원의 개별소비세도 전액 환급해주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경차 소유자는 기존 통행료 할인 등의 혜택과 더불어 유류비 부담까지 대폭 줄일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게 된다.

따라서 경차 구매력이 높아지게 되면서 최근 수성과 공략의 기싸움을 주고 받고 있는 경차 명가 GM대우차와 신흥 맹주 기아차 간 격돌이 2라운드로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은 단기적으로는 기아차의 뉴모닝이 더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000cc 급인 뉴모닝의 시장반응이 뜨거운데다가 마티즈 후속모델이 내년 하반기에나 출시될 예정이기때문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뉴모닝의 경우 없어서 못팔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기때문에 유류세까지 인하될 경우 판매증가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GM대우가 마티즈의 가격인하로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후속 신모델 출시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수세적 입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개정안 대로 경차에 한해 LPG에 붙는 세금이 면제될 경우 경차 판매 강화를 위한 GM대우와 기아차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는 자동차 업체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LPG 전용 경차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세금인하가 현실화된다면 양상은 달라질 것"이라며 "자동차 업계에서는 늦어도 올 하반기에는 LPG 경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