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없는 굴에서 누가 호랑이 노릇을 할 것인가.

미국PGA투어 시즌 여덟 번째 대회인 노던트러스트오픈(총상금 620만달러ㆍ옛 닛산오픈)이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다.

이 대회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불참하지만,세계랭킹 10위 내 선수 중 8명,20위 내 선수 중 17명이 출전하는 특급 대회다.

그런 만큼 우승 향방을 쉽게 점칠 수 없지만,14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주목하는 선수는 세 명이다.

필 미켈슨(38ㆍ미국),최경주(38ㆍ나이키골프),비제이 싱(45ㆍ피지)이 그들이다.

세 명의 세계랭킹은 각각 2위,9위,10위다.

세 선수는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전혀 없다.

또 출전 선수 가운데 최경주나 싱보다 세계랭킹이 높고,이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는 선수도 있다.

그런데도 세 선수가 우승후보로 꼽히는 것은 최근 성적 때문이다.

세 선수는 '연속시즌 우승' 기록면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한다.

싱은 최근 6년,미켈슨과 최경주는 최근 4년간 매년 한 차례 이상씩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 부문 기록에서 세 선수보다 앞선 선수는 우즈뿐이다.

세 선수가 그만큼 기복 없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다.

골프전문가들이 선정한 '2007-2008 성적을 기준으로 한 랭킹'에서도 미켈슨이 2위,최경주가 3위,싱이 7위를 각각 달리고 있다.

세계 랭킹이나 최근 성적으로 보나,기량의 일관성으로 보나 세 선수는 유달리 눈에 띄는 것.

세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올리기까지는 물론 여러 난관을 넘어야 한다.

이 대회 역대 챔피언(마이크 위어,아담 스콧,찰스 하웰3세,로리 사바티니 등)과 지난해 메이저 챔피언(파드리그 해링턴,잭 존슨,앙헬 카브레라),그리고 세계 상위랭커(스티브 스트리커,짐 퓨릭,저스틴 로즈)가 버티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퍼트가 얼마나 따라주느냐는 것.

이 대회 역대 우승자들의 향방은 장타력보다 퍼트에서 가려지곤 했다.

1992년부터 2007년까지 15명의 챔피언 가운데 12명이 당해연도 대회 퍼트랭킹 2위 안에 들었다.

퍼트가 승부의 관건이 됐던 것.

그런데 세 선수는 올 시즌 퍼트랭킹이 모두 100위 밖에 머물러 있다.

특히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최경주는 그 이후 퍼트 부진으로 애를 먹고 있다.

한국(계) 선수들은 앤서니 김(23ㆍ나이키골프) 케빈 나(24ㆍ코브라골프) 위창수(36ㆍ테일러메이드)가 합류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