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로스쿨 반납' 하루만에 유보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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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대학 동조 … 불씨 여전히 남아
로스쿨 예비 인가 반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고려대가 하루 만에 '신중한 검토'로 입장을 선회했다.대학가에서는 '로스쿨 인가 기준에 불만을 품어온 고려대가 차기 정부를 겨냥해 엄포를 놓은 것으로 실제 인가를 반납할 생각은 없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고려대의 움직임에 대해 미인가 대학들이 크게 동조하는 분위기여서 로스쿨 인가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고려대 법과대학은 13일 오후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로스쿨 예비 인가 반납에 대해 2시간여 동안 논의한 후 "학교 구성원과 동문의 뜻을 물은 후 추후에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회의 직전까지만 해도 로스쿨 인가를 반납하는 쪽으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지난 12일 "배정된 120명으로는 로스쿨을 본래 취지대로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해 로스쿨을 포기하고 현행 법과대학 체제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밝힌 이기수 총장은 교수회의에 앞서 "반납 여부는 오늘 결론을 내겠다.논의 내용을 내일 열리는 전국사립대학협의회 회의의 의제로 삼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경효 법대 학장은 "오늘 모인 32명의 교수들이 기본적으로는 이 총장의 문제 제기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며 "다만 이 문제가 워낙 중차대하기 때문에 교수회의에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그는 "인가 반납 문제는 학생,본부,동창들의 의견을 좀더 수렴한 후에 결정을 내리겠다"며 "자세한 내용은 향후에 서면으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하 학장은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선 정확하게 밝히지 못했다.학교 구성원과 동문에게 의견을 묻는 시기와 절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명확하게 결론을 내는 시기도 못박지 않았다.총 정원 확대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쥔 차기 정부를 위협하려는 하나의 '액션'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고려대의 인가 반납 검토 소식에 타 대학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이철송 한양대 법대학장은 "한양대도 이미 지난 1월에 인가 반납을 검토했었다"며 "그냥 인가를 반납해 버리면 교육인적자원부의 잘못이 묻히기 때문에 정보 공개 청구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말했다.그는 "고려대가 반납하더라도 큰 동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문현 이화여대 법대학장도 "고려대가 인가를 반납하면 파장이 크겠지만 이화여대는 반납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장재옥 중앙대 법대 학장 역시 "반납은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복기 연세대 법대학장은 "대학 차원의 미시적 접근이 아닌 정부차원의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고대의 인가 반납에 쉽게 동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인가 대학을 중심으로는 고대의 인가 반납 움직임을 적극 환영했다.홍승인 경기대 법대 학장은 "미인가 대학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라며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색했다.그는 "미인가 대학뿐 아니라 인가 대학들도 불만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합류한다면 원점에서 재검토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수 로스쿨 비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고려대 입장에서는 세게 어필하고 싶었겠지만 타 대학의 경우 고대처럼 총장이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14일 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서 각 대학 총장들의 반응에 따라 탄력을 받을지 말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로스쿨 예비 인가 반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고려대가 하루 만에 '신중한 검토'로 입장을 선회했다.대학가에서는 '로스쿨 인가 기준에 불만을 품어온 고려대가 차기 정부를 겨냥해 엄포를 놓은 것으로 실제 인가를 반납할 생각은 없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고려대의 움직임에 대해 미인가 대학들이 크게 동조하는 분위기여서 로스쿨 인가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고려대 법과대학은 13일 오후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로스쿨 예비 인가 반납에 대해 2시간여 동안 논의한 후 "학교 구성원과 동문의 뜻을 물은 후 추후에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회의 직전까지만 해도 로스쿨 인가를 반납하는 쪽으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지난 12일 "배정된 120명으로는 로스쿨을 본래 취지대로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해 로스쿨을 포기하고 현행 법과대학 체제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밝힌 이기수 총장은 교수회의에 앞서 "반납 여부는 오늘 결론을 내겠다.논의 내용을 내일 열리는 전국사립대학협의회 회의의 의제로 삼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경효 법대 학장은 "오늘 모인 32명의 교수들이 기본적으로는 이 총장의 문제 제기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며 "다만 이 문제가 워낙 중차대하기 때문에 교수회의에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그는 "인가 반납 문제는 학생,본부,동창들의 의견을 좀더 수렴한 후에 결정을 내리겠다"며 "자세한 내용은 향후에 서면으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하 학장은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선 정확하게 밝히지 못했다.학교 구성원과 동문에게 의견을 묻는 시기와 절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명확하게 결론을 내는 시기도 못박지 않았다.총 정원 확대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쥔 차기 정부를 위협하려는 하나의 '액션'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고려대의 인가 반납 검토 소식에 타 대학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이철송 한양대 법대학장은 "한양대도 이미 지난 1월에 인가 반납을 검토했었다"며 "그냥 인가를 반납해 버리면 교육인적자원부의 잘못이 묻히기 때문에 정보 공개 청구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말했다.그는 "고려대가 반납하더라도 큰 동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문현 이화여대 법대학장도 "고려대가 인가를 반납하면 파장이 크겠지만 이화여대는 반납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장재옥 중앙대 법대 학장 역시 "반납은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복기 연세대 법대학장은 "대학 차원의 미시적 접근이 아닌 정부차원의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고대의 인가 반납에 쉽게 동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인가 대학을 중심으로는 고대의 인가 반납 움직임을 적극 환영했다.홍승인 경기대 법대 학장은 "미인가 대학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라며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색했다.그는 "미인가 대학뿐 아니라 인가 대학들도 불만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합류한다면 원점에서 재검토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수 로스쿨 비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고려대 입장에서는 세게 어필하고 싶었겠지만 타 대학의 경우 고대처럼 총장이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14일 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서 각 대학 총장들의 반응에 따라 탄력을 받을지 말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