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개막된 '글로벌 이노베이션 포럼' 앰버서더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각국 대사와 주제발표자들은 "한국은 혁신으로 매력도를 높여야 미래 발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이들은 한국은 세계 13위 경제대국이지만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 비중은 1%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이 작은 데다 각종 규제 등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규제를 없애고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라고 주문했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기업가 정신이 사라지고 있다며 '위험을 감내하는'(risk-taking) 리더십을 강조했다.

김판호 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앰버서더 라운드테이블에는 노르베르트 바스 독일 대사와 추이타이컹 싱가포르 대사,포울 호이네스 주한 덴마크 대사 등 17명의 각국 대사와 윌리엄 오벌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보잉 코리아 대표)과 이윤호 전경련 상근 부회장,유재성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김광순 한국 왓슨와이어트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 혁신 없으면 미래없다

유재성 사장은 "전 세계 100여개국에 진출한 MS 매출에서 한국 비중은 1%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시장 규모가 작아 혁신으로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유 사장은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많은 혁신적인 기업을 배출해야 한국에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호이네스 덴마크 대사는 "혁신의 가장 큰 배경은 위기의식"이라며 "민주사회에선 위기에 대한 의식이 팽배해 있지 않는 한 개혁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전만 해도 덴마크는 유럽에서 가장 저성장 국가로 사회 전반에 비관주의가 만연했었다"면서 "하지만 위기의식을 기반으로 많은 개혁이 이뤄졌고 탄탄한 성공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추이타이컹 싱가포르 대사도 "싱가포르가 혁신적 국가가 된 것은 가진 게 사람밖에 없는 상황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공공서비스 개혁을 위해 2005년 친사업적인 위원회를 만들어 규제를 전면 재검토했으며 2000여개의 제안을 받아 이 중 절반을 없앴다고 그는 소개했다.

바스 독일대사는 "독일은 통일 이후 한때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며 "과학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통해 첨단기술을 확보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독일은 민간 분야와 기초연구기관 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공통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리더십이 혁신을 만들어낸다

참석자들은 혁신에서의 리더십의 중요성에 입을 모았다.오벌린 회장은 "혁신의 성공 열쇠는 리더십"이라며 "혁신은 항상 리더십에서 시작되고 리더십에서 끝난다"고 강조했다.그는 "혁신이 의미있게 진행되려면 무얼 혁신할지,목표는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되고 잘 전달돼야 한다"면서 "리더는 회사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정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광순 대표도 "새로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도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중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먼저 혁신의 크기와 주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혁신위해 위험을 무릅써라

최근 한국 산업계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외환위기 이후 수익성에만 집중하고 있는 탓이다.오벌린 회장은 "혁신은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성취될 수 없다"며 "리더십이 리스크를 받아들여야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부회장은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보수적 경영 풍토가 확산되고 기업가 정신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면서 "선진국 따라잡기식 발전 전략이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창조적 혁신노력이 오히려 부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