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남서쪽인 성남시 대장동 일대에 100만㎡(30만평) 이상의 대규모 고급 전원주택 단지를 짓는 '성남 대장지구' 사업이 2년여 만에 다시 추진된다.

대장지구는 판교신도시로부터 불과 1㎞ 떨어진 요지여서 고급 주거단지가 조성되면 '한국판 베벌리힐스'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2005년 처음 추진됐던 당시 개발계획 사전 유출 의혹 등으로 사업이 백지화됐던 전력이 있는 데다 일각에서는 판교신도시의 '편법 확장'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추진과정에서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성남시 관계자는 13일 "성남 대장지구 개발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 개발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개발승인권을 가진 경기도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경기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택지개발사업과 도시개발사업 가운데 어떤 사업방식으로 추진할지를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대장지구는 성남시와 대한주택공사가 2005년 초 '21세기 미래형 주거단지' 시범사업으로 추진했던 사업이다.

당시 개발계획에 따르면 대장지구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제외돼 있는 성남시 대장동 녹지 및 단독주택 지역에 100만㎡ 규모로 조성해 2500~3000가구의 주택을 건설할 예정이었다.아파트와 단독주택,연립주택과 함께 기존 택지지구나 신도시에서는 볼 수 없던 다양한 형태의 저층 고급 전원주택들이 대거 건립될 계획이었다.

특히 대장지구는 판교신도시와 가까워 신도시 기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데다 경부고속도로와 분당선을 통한 강남 접근이 용이해 추진 당시부터 '한국판 베벌리힐스' 사업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택지지구로 지정되기 전에 이미 개발계획에 대한 도면이 현지에 나도는 등 개발정보 사전유출 의혹이 제기되고 투기세력이 몰리면서 2005년 11월 사업이 중단됐다.대장동 일대는 투기를 막기 위해 현재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상태다.

주공과 성남시는 사업이 중단됐던 당시 "여건만 성숙되면 다시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혀 재추진 여부가 관심을 끌어왔다.성남시가 이번에 사업을 다시 추진키로 한 것은 강남을 대체할 고급 주거단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는 아직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계획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될 경우 기존과는 달리 주공이 아닌 민간업체가 사업을 주관할 수도 있다.

택지개발사업은 토지가 일괄 수용되는 반면 도시개발사업은 환지 보상도 가능해 현지 주민들의 반발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장지구가 판교신도시와 거의 붙어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신도시의 '편법 확장'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신도시 비대화에 따른 교통체증 등도 우려된다.

또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되는 만큼 분양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커 판교신도시 등 주변의 땅값을 자극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대장지구에는 강남권 고급 수요가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판교는 물론 분당,용인 등 주변 지역 집값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