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1호 숭례문이 전소된 지 사흘째인 13일 화재 현장에는 마치 타계한 나라의 큰 어른을 애도하듯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부 단체들은 숭례문 앞 잔디밭에 제상을 차려놓고 3배를 올렸으며,시민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없이 삼삼오오 모여 절을 올렸다. 주변에는 국화와 조화가 늘어나기 시작해 숭례문 앞에는 마치 국장(國葬)장같은 엄숙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를 지켜본 일부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숭례문의 전소를 거듭 안타까워했다.

제상을 차린 한 시민단체 회원은 "숭례문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큰 어른같은 존재였다"면서 "저렇게 온몸을 불살라 운명했으니 제상을 차려 기리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말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가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에게 숭례문 화재를 위로하는 편지를 보내왔다.

포스코에 따르면 12일 팩스로 전송된 서한에서 나카소네 전 총리는 "이번에 한국의 숭례문이 화재를 당해 누각이 모두 불타버린 일에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소실돼 너무나 아쉽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서울 중구청이 숭례문 복구 현장에 설치된 가림막을 투명막으로 교체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청은 13일 문화재청과 숭례문 가림막 중 일부 구간에 한해 투명막으로 교체하는 것을 주제로 협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이는 국보 1호 숭례문 소실의 책임이 있는 관련 당국과 공무원들이 숯덩이가 된 숭례문에서 교훈을 얻으려 하기는커녕 가림막으로 막아 임기응변식 수습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비난 여론에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진우 기자 doc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