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움직임을 보이던 국내 증시가 오랜만에 큰 폭 반등하고 있다.

14일 옵션만기일을 맞았지만 프로그램은 나흘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며 지수 상승을 거드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날 오전 현재 개인은 1372억원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으며 닷새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은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에 언제든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불안감이 있는데다 지수 반등을 이끌고 나갈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1600선 초반에서는 사고 1600선 후반에서는 파는 철저한 박스권 매매가 전개되고 있다.

현정환 투자분석팀장은 "당분간 일별 변동성과 악재에 대해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며 "급등락하는 변동성에 익숙해지면 오히려 시장 대응이 편해 질 수 있는 것이 투자심리"라고 분석했다.

현 팀장은 "상승에도 제한이 있듯이 하락에도 한계가 있다"며 "주가는 끊어보면 박스권이고 길게 이어보면 우상향 곡선"이라고 덧붙였다.

지수 저점에 대한 믿음은 커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있어 반등이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좀처럼 가질 수가 없는 장세다.

그러나 미국의 1월 소매판매가 0.3%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개선되면서 1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큰 폭 반등했다. 당초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던 미국 소매판매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킨 데 따른 것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투자자들은 1월 초중순에 비해 미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으며 최근 지수 조정과정에서 보여줬던 투자심리의 극단적 위축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상승모멘텀에 근거하지는 않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상승장이 시작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경기침체나 일부 금융회사의 파산과 같은 극단적 위기감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미 증시의 경우 일종의 안도랠리가 전개될 가능성은 높아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도 기간 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악재의 우려를 덜어내면서 안도랠리를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