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 칼럼] 글로벌 자금 말레이시아로 몰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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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친디아,넥스트 일레븐,비스타…. 21세기 들어 세계경제를 이끌어 가는 국가들의 영어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들이다.
말레이시아는 어느 한 곳에도 속해 있지 않다.이 때문에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총리였던 마하티르 모하마드의 고립정책 등으로 세계성장 반열에서 탈락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이런 의문과는 달리 이슬람 금융의 허브로 급성장하고 있다.메릴린치 등이 펀드매니저와 슈퍼 리치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올해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국가로 말레이시아를 가장 먼저 꼽은 게 이를 말해준다.
말레이시아가 슈퍼 리치들로부터 각광을 받는 것은 이슬람 금융권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이자지급을 금기시하고 있는 샤리아(회교율법)의 영향으로 중동의 부(富)가 은행이나 장롱 속에서 잠을 자고 있는 현실을 인식,금융업무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이란,쿠웨이트,수단,바레인,파키스탄 등과 함께 '범회교권 금융감독위원회(Islamic Financial Services Borad, IFSB)'를 출범시켰다. IFSB는 회교율법이 존중되는 금융서비스 관행을 정착시켜 나가도록 회원국에 장려하는 내용의 공동기준을 마련해 이슬람 금융권이 급성장하는 결정적인 제도 기반을 만들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말레이시아는 2000년대 들어 달러화표시 이슬람채권 발행을 잇달아 성공한 데 이어 2006년부터 유로화 등 달러 이외의 통화표시 채권발행에도 성공하고 있다.최근에는 이슬람 금융에 이용되는 채권인 수쿠크에 미국,유럽,일본 등 금융회사들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앞으로 이슬람 금융은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의 추계에 따르면 이슬람금융의 자산은 2010년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2006년 말 이슬람금융 자산규모는 4000억~4500억달러로 추산된다.4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얘기다.
우리의 경우 이슬람 금융에 참여하기 위한 여건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나쁜 편은 아니다.특히 이슬람 금융은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해 IT(정보기술)나 BT(바이오 기술)와 같은 신성장 분야,대운하 건설,사업성이 높지만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새로운 자금원으로 적합하다.
한상춘 객원 논설위원겸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schan@hankyung.com)
말레이시아는 어느 한 곳에도 속해 있지 않다.이 때문에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총리였던 마하티르 모하마드의 고립정책 등으로 세계성장 반열에서 탈락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이런 의문과는 달리 이슬람 금융의 허브로 급성장하고 있다.메릴린치 등이 펀드매니저와 슈퍼 리치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올해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국가로 말레이시아를 가장 먼저 꼽은 게 이를 말해준다.
말레이시아가 슈퍼 리치들로부터 각광을 받는 것은 이슬람 금융권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이자지급을 금기시하고 있는 샤리아(회교율법)의 영향으로 중동의 부(富)가 은행이나 장롱 속에서 잠을 자고 있는 현실을 인식,금융업무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이란,쿠웨이트,수단,바레인,파키스탄 등과 함께 '범회교권 금융감독위원회(Islamic Financial Services Borad, IFSB)'를 출범시켰다. IFSB는 회교율법이 존중되는 금융서비스 관행을 정착시켜 나가도록 회원국에 장려하는 내용의 공동기준을 마련해 이슬람 금융권이 급성장하는 결정적인 제도 기반을 만들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말레이시아는 2000년대 들어 달러화표시 이슬람채권 발행을 잇달아 성공한 데 이어 2006년부터 유로화 등 달러 이외의 통화표시 채권발행에도 성공하고 있다.최근에는 이슬람 금융에 이용되는 채권인 수쿠크에 미국,유럽,일본 등 금융회사들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앞으로 이슬람 금융은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의 추계에 따르면 이슬람금융의 자산은 2010년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2006년 말 이슬람금융 자산규모는 4000억~4500억달러로 추산된다.4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얘기다.
우리의 경우 이슬람 금융에 참여하기 위한 여건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나쁜 편은 아니다.특히 이슬람 금융은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해 IT(정보기술)나 BT(바이오 기술)와 같은 신성장 분야,대운하 건설,사업성이 높지만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새로운 자금원으로 적합하다.
한상춘 객원 논설위원겸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