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충격으로 급락한 기간에도 장외 우량주들의 주가 흐름은 견조해 주목된다.

'비상장'이라는 할인 요인으로 인해 주가가 적정 가치보다 크게 낮아 시장 하락 위험에서 한 발짝 비켜서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4일 장외시장정보 정보업체인 프리스닥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작년 10월3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장외시장 거래량 상위 20개(자본금 100억원이상) 종목의 주가등락률은 2.1%였다.

이들 종목 중 절반 가까운 9개 종목은 주가가 오히려 올랐으며 현대삼호중공업은 보합이었다.이 기간 중 150%의 무상증자를 실시한 LG CNS는 5만3450원에서 3만7900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무상증자를 감안하면 사실상 77.3% 오른 셈이다.셀트리온 역시 액면분할을 반영하면 4만1100원에서 5만원으로 21.7% 올랐다.

동양생명(25.4%) 삼성네트웍스(17.6%) 보광훼미리마트(12.2%) 금호생명(9.8%) 삼성SDS(7.7%)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우수한 주가흐름이다.이 기간 40.7% 하락한 포스콘을 제외하면 19개 종목이 코스피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냈다. CJ투자증권(-19.7%) 포스코건설(-18.1%) 현대택배(-16.8%) 등은 하락률이 높은 편이었다.

반면 자본금 100억원 미만으로 기업 규모가 작거나 상장이 임박한 종목들은 시장 하락의 영향을 비슷하게 받아 주가흐름이 상장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장외 우량주의 주가가 견조한 배경에 대해 일반적으로 투자 기간이 길어 시장의 영향을 덜 받는 점을 꼽고 있다.상장사에 비해 거래비용이 높아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자주 사고팔지 않는다는 얘기다.또 워런 버핏이 언급한 '안전 마진'이 확보된 주식이라는 분석도 있다.정인식 프리스닥 사장은 "일부 우량 종목은 비상장 종목이라는 이유로 이미 상장된 유사 업체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PBR(주가순자산비율)만 비교해도 삼성화재는 3.5배를 넘는 데 비해 삼성생명은 1.5배 수준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정 사장은 다만 "종목의 주가 수준을 잘 따져보고 가치투자 차원에서 중장기 보유해야 하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