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각종 투자 규제를 줄여야 혁신기업이 늘어난다.그래야 경쟁력 있는 서비스기업도 육성할 수 있다.이처럼 국가적으로 혁신의 패러다임을 바꿔야만 국민총생산(GDP) 4만달러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브루스 해럴드 IBM 전략ㆍ마케팅 담당 부회장은 '글로벌 이노베이션 포럼 2008' 둘째날인 14일 초청 강연,기조연설 및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 4만달러의 조건'을 이같이 제시했다.

해럴드 부회장은 우선 혁신을 경제성장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한국 기업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혁신 수준은 높지만 정작 혁신을 비즈니스에 접목시켜 경제성장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 기업들이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야만 GDP 4만달러 시대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럴드 부회장은 "한국은 지난 30여년간 경제 성장의 기적을 주도했던 제조업 부문이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의 등장으로 경쟁 우위가 약화되는 동시에 선진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샌드위치 신세'에 처해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가 약한 한국의 서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GDP 4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역설했다.그는 "정부의 기업 투자 규제를 줄여야 혁신기업이 늘어난다"면서 "한국은 아직도 풀어야 할 규제가 산적하기 때문에 기업 규제 완화,세금 감면,혁신기업 혜택 제도 마련 등의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의 규제가 완화돼야 IBM 등의 해외 서비스 기업들의 투자도 유치할 수 있다는게 해럴드 부회장의 생각이다.

해럴드 부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진정한 혁신을 위해서는 아이디어 공유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혁신은 단순한 발명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경제적인 잠재성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이제 '협업'이 기업 혁신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럴드 부회장은 이같은 트렌드속에서 글로벌 통합기업이 향후 30년동안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다국적기업은 세계 각국에 같은 기능의 법인을 두고 사업을 벌이지만,글로벌 통합기업은 세계 각지에 역할이 분담된 기업을 국가의 성격에 걸맞게 운용하면서 하나의 통합 기업 체제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라며 "최근 P&G 네슬레 등의 대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이나 인도로 옮기고 유럽 기업들마저도 R&D센터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게 이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럴드 부회장은 따라서 "한국의 새로운 정부도 바로 글로벌 통합시대에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통합기업 모델은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의 미래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