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의 신규 채용 규모가 작년보다 6.3%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채용 감소에도 불구하고 정년 연장 및 고용보호 법제 강화로 퇴직인력이 줄면서 전체 근로자수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매출액 기준 400대 기업(금융ㆍ보험사 제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14일 발표한 '2008년도 주요기업 채용계획'에 따르면 응답기업(286개사) 가운데 올해 채용계획을 확정지은 곳은 161개사(56.3%)였고,이들 기업의 신규채용 인원은 2만476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신규채용 인원보다 6.3% 감소한 수준이다.

친기업적인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기대와 달리 대기업들의 신규채용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난 것은 상당수 기업이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했고 일부는 신규 채용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특검수사를 받고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66개사(23.1%)의 채용계획이 '미정'이었다.

채용계획이 아예 없는 곳도 59개사(20.6%)였다.

전경련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투자계획을 늘려잡고 있지만 정작 신규 채용 확대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고용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신규 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규 채용 감소세 속에서도 올해 대기업의 전체 고용인원은 지난해에 비해 2.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정년이 연장되는 추세인데다 고용보호 법제 강화로 자연 퇴직인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다.

설문 응답기업 220개사가 예상한 올해 말 총 근로자수는 작년의 52만3132명보다 1만5228명 늘어난 53만8360명이었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의 고용인원 증가율이 3.5%로 제조업(2.6%)보다 높았다.

업종별로는 조선ㆍ기계(11.4%),건설(6.7%),정보기술(IT)ㆍ숙박ㆍ오락 등 기타서비스(3.8%)의 증가율이 높은 반면 철강은 고용인력이 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전경련은 신규채용 및 퇴직자의 감소로 대기업 근로자의 고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