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불교의 팔리어 대장경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는 전재성 박사(55ㆍ한국빠알리성전협회장)가 4개의 주요 '니까야' 가운데 맨 나중에 성립된 '앙굿따라니까야'(전11권,한국빠알리성전협회)를 완역ㆍ출간했다.

'쌍윳따니까야'(전11권,2002년)와 '맛지마니까야'(전5권,2003년)에 이은 역작이다.

"팔리어 대장경은 부처님이 직접 사용했으리라 추정되는 인도의 보편어인 팔리어로 기록된 경전입니다.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설한 가르침의 원형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문헌들이죠.이번 '앙굿따라니까야'의 완역으로 부처님의 직설(直說) 경전의 80%가량을 우리말로 옮긴 셈입니다."

팔리어 대장경은 경(經)ㆍ율(律)ㆍ론(論) 삼장(三藏)과 주석서로 구성돼 있으며 전 박사는 이 가운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경장(經藏ㆍ니까야)을 번역해왔다.

팔리 니까야는 경전의 길이나 주제의 수에 따라 쌍윳따(相應部)를 비롯해 디가(長部),맛지마(中部),앙굿따라(曾支部),쿠다까(小部) 등 5개 경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앙굿따라니까야는 한역(漢譯)대장경의 '증일(增一)아함경'에 해당하는 것.

'앙굿따라'는 '점증하는 고리'라는 뜻이다.

예컨대 '삼법인'은 3권에,'사성제'는 4권에 모으는 식으로 숫자를 하나씩 늘려가며 경전을 편집해 놓았다.

"앙굿따라니까야는 한역의 증일아함경에 해당되지만 잡아함경이나 중아함경과 일치하는 경전이 훨씬 더 많습니다.

초기경전이지만 대승불교적 색채도 나타나고요.

특히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심리적ㆍ윤리적 측면을 출가자나 재가 신자의 일상적인 관심사와 연결시킨 내용이 많아 일상생활에서 명상수행의 길잡이로 훌륭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는 독일 유학 중이던 1982년 '거지 성자'로 알려진 페터 노이야르를 통해 팔리어경전의 실체를 접한 뒤 1989년부터 19년째 한글 번역에 매달리고 있다.

휴일도 명절도 반납한 채 하루 6시간 이상 매진한 결과 혼자서 22권의 한글 경전을 번역하고 주석을 달아놓았다.

앞으로 2년 동안 쿠다카니까야(소송경),담마파다(법구경),우다나(자설경),잇띠붓따까(여시어경),숫타니파타 등의 번역을 완료하고 팔리어경전 보급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오는 23일엔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완간 봉정식과 기념 세미나도 연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