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유류세 인하 추진 … 경차비중 올 8% 넘을듯

한나라당이 배기량 1000cc 미만 경차의 유류세를 감면하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경차 시대'가 열릴지 주목된다.전문가들은 전체 승용차 중 5.5%(2007년 기준) 수준에 그치고 있는 국내 경차시장이 유류세 감면을 계기로 급성장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차 판매 불 댕기나

조특법 개정안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5월부터 경차 운전자들은 휘발유와 경유에 대해 ℓ당 300원,액화석유가스(LPG)에 대해 kg당 360원씩 감면받게 된다.자동차 구매 희망자 중 상당수가 차량 유지비를 주요 구매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유류세 인하는 적지 않은 경차 유입효과를 낼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내년 하반기 초절약형 'LPG 경차'까지 등장하면 경차 인기가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대통령직 인수위는 최근 서민생활 안정 차원에서 LPG 경차의 생산 및 판매를 허용키로 했다.기아차 관계자는 "인기 모델인 뉴모닝의 LPG 모델을 내년 하반기에 내놓을 계획"이라며 "경제성 때문에 경차를 찾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LPG 경차로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경차의 경우 이미 다른 차종에 비해 혜택이 많은 편이다.취득세(출고가의 2%)와 등록세(5%)가 면제되고 도시철도채권 매입 의무가 없다.고속도로 통행료와 혼잡통행료,공용주차료도 50% 할인된다.ℓ당 16㎞(자동변속기 기준)를 넘는 고연비도 매력이다.

◆고유가 속 판매 '쑥쑥'

올해 경차 돌풍은 유류세 감면안이 발표되기 이전부터 거세게 일고 있다.800cc급인 GM대우의 '마티즈' 외에 1000cc급의 '뉴모닝'(기아차)이 경차로 새로 편입된 게 계기다.이에 따라 2006년 4.2%에 불과했던 경차시장 비중은 작년 5.5%로 확대된 데 이어 올 1월엔 역대 최고인 13.3%로 뛰었다.

모닝 판매대수는 2006년 2만350대에서 지난해 2만8458대로 38% 늘어났다.특히 올 1월엔 2만751대가 한꺼번에 계약됐고,이 중 7845대가 실제 출고됐다.2월 들어서도 영업일 기준으로 엿새 만에 5774대가 계약되는 기염을 토했다.회사 관계자는 "연휴가 끼었지만 여전히 하루 1000대 가까이 계약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초 100여 만원에 달하는 가격 인하를 단행한 마티즈 역시 1월 3226대에 이어 이달에만 1070대 출고됐다.마티즈는 작년 총 5만3793대가 판매돼 전년(3만9230대)보다 37% 많이 팔렸다.

강철구 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국내 소비자들은 중형차를 선호하기 때문에 경차가 상대적으로 외면받아왔다"며 "5월 유류세 감면안이 시행되면 올해 경차 비중이 서유럽이나 중국,인도 수준인 8% 정도까지 뛰어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