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4일 삼성전자의 반도체 휴대폰제조 공장이 있는 수원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특검팀은 또 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에 청구,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과세자료 확보에 나섰다.

특검팀 수사관 3명은 이날 오전 12시부터 오후4시15분까지 수원시 매탄동 삼성전자 본사에 위치한 5층짜리 건물인 '수원지원센터'에서 비자금 조성 및 불법 경영권 승계 등 수사대상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윤종용 부회장 사무실과 인사ㆍ회계 등 관리부서들의 사무실이 있는 수원지원센터에서만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수원본사에는 디지털 TV 등을 관할하는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업 파트와 휴대전화 사업 등을 담당한 정보통신총괄 파트,회사 전반의 기술지원을 맡고 있는 기술총괄 파트,수원 사업장을 관할하는 수원지원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삼성측은 특검팀이 현장에 도착한 뒤 정문에 경비업체 직원 5∼6명을 배치해 정문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했으며 취재진 수십명이 특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 물품을 들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등 긴장감이 돌았다.

공장 상공에는 방송사 헬기까지 나타나 취재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이번 압수수색은 검사와 수사관들을 대거 현장에 보내 다량의 문서나 물품들을 확보하는 통상적인 방식이 아니라 일정한 대상과 장소를 한정해 필요한 자료만 압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삼성보안요원들과 큰 충돌은 없었다.

특검팀은 또 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되는대로 이건희 회장 일가의 과세자료를 확보키로 했다.

영장이 청구된 대상은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이부진 신라호텔 상무 등의 재산 내역과 주식 변동ㆍ부동산 거래 등에 대한 보유세ㆍ증여세 등 과세 자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제 기자/수원=김민지 인턴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