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 장관들의 윤곽이 14일 드러났다.

정확한 부처 이름과 숫자는 정부조직개편안 협상 결과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사실상 내정되거나 유력한 인사들 14명의 면면을 보면,평균 연령이 60.7세로 경륜을 중시한 점이 두드러진다.

경력이 다채롭고 출신 지역 안배에도 신경을 썼다.서울과 영남,50세 전후의 젊은 교수들 위주인 대통령실 수석 인선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공직ㆍ민간 출신 반분=이들의 경력을 보면 관료와 교수 출신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농업경영인과 시민단체 대표,탤런트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전ㆍ현직 공직 출신 인사는 강만수 기획재정,유명환 외교,김경한 법무,이상희 국방,원세훈 행정안전,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 등 총 6명이다.

어윤대 교육과학(고려대),유인촌 문화(중앙대),김성이 보건복지여성(이화여대),이영희 노동(인하대),남주홍 특임장관(경기대) 후보 등은 교수 출신이다.

박은경 환경장관 후보자도 대학에서 강사 및 외국대학 방문교수 등의 경험이 있다.

유인촌 후보자는 탤런트ㆍ연극인 출신이기도 하다.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전남 해남에서 참다래 농장을 경영하면서 '벤처농업계의 이건희'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전경련 상근부회장)와 남주홍 후보자는 공직 경험도 있다.

◆60대가 10명=이번 내각 후보자들의 평균 연령은 60.7세로,청와대 수석비서관 내정자들(52.6세)보다 평균 8세가량 높았다.

유력 후보 14명 중 10명이 60대이며,50대는 4명에 불과했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65세로 가장 많다.

이 당선인은 지난 10일 대통령실 수석 인사를 발표하면서 "내각에 비해 비교적 젊은 층을 선택했다"고 언급,내각 인선 땐 상대적으로 경륜을 중시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 바 있다.

국정 운영에 안정을 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출신 지역ㆍ학교는=대통령실 수석 인사때는 호남 충청 강원 출신이 한명도 없어 특정인사 편중 시비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이번엔 지역안배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정운천 남주홍 후보자 등 2명이 호남출신이다.

이윤호,정종환 후보자는 충청,이상희 후보자는 강원도가 고향이다.

다만 이번에도 영남권 출신 인사가 5명(강만수 어윤대 김경한 원세훈 이영희)으로 가장 많았고,서울 2명(유명환 유인촌),경기 1명(박은경)인 것으로 나타났다.김성이 후보자는 북한 신의주가 출생지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6명(강만수 유명환 김경한 원세훈 김성이 이영희)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 출신이 3명(어윤대 정운천 정종환)으로 뒤를 이었다.

연세대(이윤호),육사(이상희),중앙대(유인촌),이화여대(박은경),건국대(남주홍) 등이 각 1명씩이다.

◆의외 인물이 대타로=조각 인선은 대선 이튿날인 지난해 12월20일부터 시작됐다.

당초 지난달 25일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었으나,검증과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문제 등이 겹치면서 지연됐다.

인사 스크린 대상에 올랐던 인물은 5000여명으로,검증팀은 중앙인사위원회와 청와대의 인사 데이터베이스를 훑어가며 일일이 검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측근은 "겉보기에는 괜찮은 것 같던 인물도 검증 과정에서 음주 운전 등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와 낙마한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의외의 인물이 대타로 급부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지역 및 출신 학교 안배를 고려하다 보니 막판에 유력 후보가 탈락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