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은행인 UBS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4분기에 113억달러(약 10조6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냈다.미국 씨티그룹(98억3000만달러)과 메릴린치(98억3000만달러)의 4분기 손실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UBS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실 137억달러를 상각(손실)처리해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고 공식 발표했다.

UBS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한 손실은 108억달러였고 서브프라임보다 신용도가 높은 알트에이(Alt-A) 모기지 관련 손실도 20억달러에 달했다.서브프라임 후폭풍이 알트에이 모기지까지 번졌다는 의미다.채권보증사(모노라인)가 보증한 주택담보대출 유동화증권(RMBS) 및 자산담보부증권(CDO) 부문에서도 8억71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UBS는 씨티그룹 메릴린치와 함께 서브프라임 손실을 가장 크게 입은 투자은행으로 알려져 왔다.이로써 전 세계 주요 금융사들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은 총 1450억달러로 불어났다.

ABN암로의 분석가인 키너 라카니는 "서브프라임으로 썩은 환부가 UBS의 다른 대출 부문으로 번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ABN암로는 UBS가 향후 108억달러를 추가 상각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르셀 오스펠 UBS 회장은 "새해가 밝았지만 금융권이 직면한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며 "올해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어 슈타인브루크 독일 재무장관은 최근 주요 선진 7개국(G7)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자산상각 손실 규모가 4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편 UBS는 전날 투자은행(IB) 부문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제르케르 요한손 전 모건스탠리 유럽 부회장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