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지난달 말 이미 바닥을 확인했으며 앞으로는 조심스러운 반등장이 전개될 것이란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이익증가율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볼 때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말 장중 세 차례나 1580 안팎까지 떨어졌던 것이 이번 조정장의 바닥이란 주장이다.기술적으로 '쌍바닥' 모양이 출현했고,금리가 한 달 넘게 하락하고 있는 점도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주가 상승은 오는 2분기에 나타나겠지만 과매도 상태인 낙폭 과대 우량주들은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코스피 자체가 가치주" 지적도

지난달 22일과 30~31일 기록한 지수 1570~1580에서 조정장의 바닥이 형성될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증시 안팎의 불투명성이 여전하지만 악재들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이런 분석의 근거다.

우선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재개된 점이 돋보인다.주가 급락으로 한때 수십억원 줄었던 주식형펀드 하루 자금 유입액이 최근 3000억원대로 회복됐다.금리가 올 1월 초부터 한 달 넘게 급락하고 있는 점도 호재다.주가 움직임은 기본적으로 금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에 금리 추가 하락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현 상황이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줄 것이란 분석이다.

기술적으로도 여러 곳에서 바닥권 진입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바닥 확인의 주요 근거인 주가변동성이 크게 감소한 데다 상승종목군이 확산되며 투자심리도 개선되고 있어 향후 증시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증시의 내성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바닥론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한국 기업의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이번 4분기 실적에서 확인됐다"며 "추가적인 돌발 악재가 생기더라도 1580선이 강력한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큰 재료는 주가가 너무 내렸다는 점이다.곽 연구원은 "지수 1580선에선 PER가 10배에 불과하며 현재 PBR도 1.8배로 낮은 점이 큰 호재"라고 지적했다.그는 "영국 싱가포르 대만 태국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이 PBR 2~5배인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는 그 자체로 가치주"라고 강조했다.

◆당분간 낙폭 과대 우량주가 유망

바닥이 지났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적극 매수에 나서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글로벌 증시를 좌우하는 미국의 금융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솔직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바닥론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 모노라인 업체들의 신용등급이 하향되면 또다시 수천억달러의 추가 부실을 처리해야 한다"며 "당분간은 낙폭이 컸던 저평가주 위주로 안전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투자증권은 실적 개선 기대에 비해 올 들어 주가 하락폭이 컸던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 LG필립스LCD 미래에셋증권 현대모비스 국민은행 현대해상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임태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기술적인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며 차트상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한라건설 KT&G 메가스터디 삼영전자 LG마이크론과,주가 흐름이 상승 반전된 KCC 현대미포조선 코로롱 LG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또 바닥을 다지고 급반등 중인 BDI(발틱운임지수) 덕분에 한진해운 흥아해운 등 해운주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