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가칭)이 '4·9총선'을 앞두고 대규모 공천 물갈이를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1173명의 공천신청자를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벌였다.공천심사위원회는 신청자들의 면면과 경쟁률 등을 고려해 지역구별로 2~4명씩 유력 후보군을 압축했다.

서울 32개 지역구의 경우 13일까지 200명 가까운 신청자를 90명가량으로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 과정에서 지역 맹주격인 지역구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들을 3명 중 1명 꼴로 걸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 확정이 끝나면 당협위원장들의 탈락 비율이 최소한 절반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역 의원들도 안심할 수만 없는 입장이다.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계와 친 박근혜 전 대표계 간 대결에다 같은 계파끼리도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지역구가 적지 않다.

반면 사회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외부 인사들은 대부분 면접심사를 통과했다는 후문이다.

통합민주당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은 14일 MBC라디오에 출연,"어떻게 보면 대형사고가 될 것이고,(공천 탈락자들에게) 재앙이 될 수도 있겠지만 행운이 될 수도 있다"면서 "어쨌든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고 공천쇄신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물갈이 폭과 관련, "30%가 될 수도 있고 50%가 될 수도 있고 10%가 될 수도 있다"며 "국민의 뜻이 기준이며,국회의원의 본분인 국가경영철학에 맞지 않은 행동은 안 하는 사람이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미 자신이 전권을 갖고 있는 공심위 외부인사 인선을 사실상 일단락하고 공천기준 마련을 위한 구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 측 박지원 실장,김홍업 의원 등의 공천에 대해서도 "공천 원칙과 방침에서 전혀 예외가 없다"며 성역없는 공천쇄신을 강조한 바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