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4일 오후 7시께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을 소환해 밤 늦도록 조사를 벌였다.

이 부회장은 이완수 변호사와 함께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1997년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을 맡은 이후 1998년부터 2006년까지 구조조정본부장을 지냈으며 2006년 구조본이 전략기획실로 바뀐 이후 전략기획실장을 맡아온 명실상부한 삼성의 '2인자'다.

특검팀은 이보다 앞서 이날 낮 12시부터 삼성전자의 반도체 휴대폰 제조 공장이 있는 수원본사를 전격 압수 수색했다.

특검팀 수사관 3명은 수원시 매탄동 삼성전자 본사에 위치한 5층짜리 건물인 '수원지원센터'에서 비자금 조성 및 불법 경영권 승계 등 수사 대상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압수 수색했다.

특검팀은 윤종용 부회장 사무실과 인사ㆍ회계 등 관리 부서들의 사무실이 있는 수원지원센터에서만 압수 수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수원본사에는 디지털 TV 등을 관할하는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업 파트와 휴대폰 사업 등을 담당하는 정보통신총괄 파트,회사 전반의 기술 지원을 맡고 있는 기술 총괄 파트,수원 사업장을 관할하는 수원지원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특검팀은 또 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중 이건희 회장 일가의 과세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이 회장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과 계열사 보유 주식 변동 내역,납세 내역 등을 분석해 경영권 승계에 관여한 흔적이 없는지 등을 추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제 기자/수원=김민지 인턴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