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삼성 특검에 소환된 이학수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오른팔', '삼성의 2인자', '최고 참모'로 통하며 그룹내 전문경영인 가운데 최대 실권자로서 삼성의 경영관련 대부분의 주요 의사결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있다고 보면 틀리지 않다.

이 부회장은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인 1982년 회장 비서실 팀장으로 발탁된 후 20년 넘게 이건희 회장 일가의 절대적 신임을 얻고 있으며 이 회장과 함께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고 재무를 총괄하기 때문에 비자금 조성이나 경영권 승계에 결정적으로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1971년 입사 이후 제일모직 경리과를 거쳐 회장 비서실 재무팀장으로서 이사, 상무, 전무를 지내 재무통으로 불리며 1996년 그룹 회장 비서실 차장에 올랐다가 1997년부터 지금까지 회장 비서실장, 그룹 구조본부장, 전략기획실장을 지내고 있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은 비서실, 구조조정본부에서 이름은 달라졌으나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기능은 거의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은 1997년부터 11년째 그룹의 사령탑 역할을 해온 셈이다.

그는 삼성 내에서 이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기 때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편법 경영권 확보, 불법 정치자금 제공 등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이를 주도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2002년 대선자금 제공, 안기부 'X파일' 등의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직접적인 수사를 받아 기소되거나 당사자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계열사 경영에 일일이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이 회장의 위임을 받아 삼성그룹을 '대리 경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부회장은 1990년대 중반 범 삼성가의 계열 분리, 'IMF 사태' 대처 및 이후 재계 빅딜, 삼성자동차의 법정관리 신청 등 굵직굵직한 사안을 주도적으로 진행해왔다.

그의 방은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본관 꼭대기층인 28층, 이 회장 집무실 바로 옆에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 본관으로 출근하지 않고 주로 이태원동 자택이나 승지원에서 머물고 있는 이 회장을 수시로 찾아가 경영 관련한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의 의중과 경영철학을 누구보다 잘 꿰뚫어 이 회장의 경영 '전도사'로 불리고 있으며 이 회장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그에 따라 기업 현장을 이끌어 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IMF 위기' 때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전략기획실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비공식 기구인 전략기획실의 계열사 경영 관여 등 전략기획실 체제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비판을 한몸에 받고 있기도 하다.

(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