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김형오, 김진표-이한구 라인도 가동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이 시한임박으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는 가운데 통합민주당(가칭)과 한나라당은 14일 밤 늦게까지 물밑 접촉을 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존폐 문제가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핑퐁게임'만 계속한 채 가시적인 소득을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민주당 김효석,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30분 가량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회동 직후 안상수 원내대표가 "잘 되면 내일 오전 만나는 시간도 발표하고 내용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날 밤 극적 타결이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밤 신라호텔에서 이뤄진 심야회동에서 해수부 존폐 문제를 놓고 입장을 좁히지 못해 타결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원내대표는 오후 9시10분께 테이블에 마주 앉았으나 대화가 진전되지 못하자 30분만에 굳은 얼굴로 회의장을 떠났다.

안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잘 안됐다.

서로 요구하는 게 차이가 너무 컸다"고 분위기를 전했고, 김 원내대표도 "오늘은 결렬됐고 내일도 불투명하다.

상황을 봐야겠지만 전혀 전망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회동에서 오간 논의 내용을 놓고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렸다.

안 원내대표는 "통합민주당이 오늘 회동에서 당 조직개편 특위의 안을 내놨으며 내일 오전 10시30분께 두 사람이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우리의 입장은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 농촌진흥청 존치에서 한발짝도 변한 게 없으며 새로 제시한 안도 없다.

내일 만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지만 양측은 다양한 채널을 가동, 물밑 조율을 모색하고 있어 표면적인 냉기류와 달리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양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에는 통합민주당 소속 유인태 행정자치위원장과 김형오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이 모처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통합민주당 김진표-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 라인과 유인태 행자위원장-한나라당 이재오 의원 및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 라인이 이날에도 수차례 가동됐다는 후문이다.

박재완 인수위 정부혁신TF팀장도 통합민주당측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 중인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협상 관계자들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협상 상황을 점검했다.

이런 가운데 통합민주당 내부에서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며 절충론을 주장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간담회에서 `6인 협상' 멤버들에게 포괄적 협상권한을 위임, 다소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의원간담회에서는 "협상이 결렬돼 총선까지 끌고 가는 것은 지나친 부담"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인수위와 한나라당 쪽에서 해수부를 원안대로 폐지하는 대신 여성가족부와 농촌진흥청 폐지 부분은 양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통합민주당 내에서도 적정한 선에서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결국 손 대표의 결단이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손 대표가 여전히 해양수산부 존치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전망을 예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안용수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