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로 '샤토 라세그(Lassegue) 2000'이라는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선물받은 K씨.포장을 뜯자마자 궁금증이 생겼다.

'얼마짜리 와인일까,국내 와인값의 거품이 심하다는데 해외에선 얼마에 살 수 있는 와인일까?'곧바로 컴퓨터 앞에 앉은 K씨는 10분 만에 해당 와인에 관한 정보를 줄줄이 꿰기 시작한다.

'와인21닷컴(www.wine21.com)'이란 국내 사이트에 들어가 검색어를 치자 수입사별로 5만7000∼7만원이란 결과가 뜬 것.프랑스의 보르도 와인 전문 쇼핑몰인 '샤토클래식(www.chateauclassic.fr)'을 통해 현지 온라인 판매가가 21.10유로(약 2만9000원)라는 것도 알아냈다.


선물받은 와인값 알아보려면

가격과 품질이 항상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판매가는 해당 와인의 '수준'을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다.명절 직후인 이맘 때 와인 소매점들이 값을 물어보는 전화로 몸살을 앓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선물받은 와인의 정보를 이리저리 뒤지다 진짜 와인 마니아가 되는 경우도 꽤 많다고 하니 와인 가격에 대한 궁금증을 탓할 일만은 아닐 것이다.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있는 미국,호주,프랑스,영국 등과 달리 국내에선 인터넷 판매를 불허하고 있지만 와인 정보 사이트들은 비교적 잘 구축돼 있다.

'와인21닷컴(www.wine21.com)'이 대표적이다.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정보 포털 사이트로 국내 30여개 수입사와 제휴,총 8000여종의 와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좀 더 쉬운 와인 정보 검색을 위해 별도 사이트인'와인서처(www.winesearcher.co.kr)'를 선보이기도 했다.최성순 와인21닷컴 대표는 "포도 품종이나 어울리는 음식별로,혹은 초보자를 위한 추천 와인과 네티즌이 가장 많이 찾는 인기 와인 등 테마별로도 검색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와인나라(www.winenara.com),와인타임(www.winetime.co.kr) 등 와인 소매점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들도 참고할 만하다.다만,이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가격 정보는 수입사가 정한 권장 소비자가로 유통업체들이 할인 행사를 할 경우 실제 구매가와 다를 수 있다.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해외에선 얼마에 팔까?

해외 와인 전문 사이트를 통해 나라별 와인 판매가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대표적인 사이트로 미국의 '와인서처닷컴(www.wine-searcher.com)'을 꼽을 수 있다.

국내'와인서처'의 '해외와인 검색'을 클릭하면 자동 연결된다.이 사이트는 67개국의 온라인 판매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

예컨대 칠레산'알마비바(Almaviva) 2000'의 국내 판매가는 20만원인데 비해 일본에선 127달러에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몇 번 클릭만으로 알 수 있다.다만 도매가격을 소매가로 혼동하거나 이름은 같지만 용량이 절반짜리인 경우가 종종 있다.

가격 정보 외에 다양한 와인 정보를 살펴볼 수 있는 해외 사이트도 즐비하다.국내 대표적인 와인 교육 기관인 WSET와 와인나라아카데미에 따르면 '와인닷컴(www.wine.com)'이 유명하다.

와인스펙테이터 등 평단으로부터 받은 점수와 상세한 시음 노트가 와인마다 달려 있다.특히 미국과 칠레 등 신대륙 와인의 정보가 많고,레이블을 보여주는 것도 장점이다.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경우 '샤토클래식'에 가격 정보가 다양하며,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가 운영하는 사이트(www.wineenthusiast.com)는 빈티지에 관한 설명이 풍부하다.

프랑스 와인 전반에 관한 정보는 프랑스 농식품공사(www.frenchwinefood.com)를 참고하면 된다.이 밖에 이탈리아(www.deliciousitaly.com),호주(www.wineaustralia.com) 와인에 특화된 사이트들도 있다.


해외 쇼핑몰 구매도 가능

해외 쇼핑몰을 두루 다니다 보면,국내 판매가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을 보고 '정말 살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게 마련이다.이와 관련,미국의'케이엘와인즈(www.klwines.com)'처럼 국내에서도 주문이 가능한 사이트도 있다.

한 와인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호주에서 운영하는 쇼핑몰 중 40개가량이 한국에 배송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유럽쪽 사이트는 대부분 한국에 배송하지 않는다.

해외 쇼핑몰에서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국내 정식 수입되고 있는 와인의 경우 가격적인 면에선 크게 유리할 게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통상 국제 특송비가 30∼70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희귀 와인을 주문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해외에서 주문할 이유가 없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주류의 경우 30달러 이하일 경우에만 관세와 부가세가 면제될 뿐 주류세와 교육세는 그대로 부과된다"고 설명했다.특송비를 고려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도움말=와인나라아카데미,W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