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문화街] 영화 개봉은 명절에? 거~참 모르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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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설 연휴가 지났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각 매체에서는 연휴 동안 한국영화에 관객이 몰렸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번 설 연휴 동안 극장에 걸렸던 한국영화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더 게임''원스 어폰 어 타임''슈퍼맨이었던 사나이''6년째 연애중''마지막 선물''라듸오 데이즈' 등 모두 7편이었다.
게다가 한국영화가 휴일 5일 동안의 관객수에서 1위에서 5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니 한국영화의 흥행 성공이라는 이야기가 나올만도 하다.
그런데 이들 영화의 관객수를 보면 뭔가 찜찜함이 있다. 관객 350만을 돌파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제외하고 가장 흥행이 잘 된 '더 게임'은 전국 관객수가 120만명 정도다.
이들 영화에는 각각 총제작비가 50억~60억원가량 들어갔으니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영화계에서는 30억원에 100만명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지난 12월에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황금나침반'이 개봉 주말 이틀 동안 70만명을 넘겼으니 설 연휴 개별 한국영화의 성적이 그리 뛰어난 건 아니다.
특히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나 '라듸오 데이즈'의 성적은 참담하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뭘까. 같은 시기에 7편의 영화가 몰려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싶다.
이와 관련해 문득 생각이 나는 사례가 있다. 한국영화 첫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실미도'와 두 번째 1000만 관객을 모은 '태극기 휘날리며'다. 원래 두 영화는 2주 차로 개봉될 예정이었다.
당시 '실미도'의 강우석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소위 '센' 영화끼리 개봉 시기를 조정해 '윈-윈'하자고 했고,강제규 감독은 흔쾌히 받아들여 40일 정도의 개봉 시차를 두었다.
그리고 두 영화는 차례로 1000만 관객을 기록하며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주었다.
이와 반대의 사례를 보여준 경우도 있다.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와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그렇다. 두 영화 모두 스타 감독과 스타 배우가 출연을 했고,영화의 완성도나 흥행성에 있어서도 남부럽지 않았다.
당연히 관객들의 관심도 두 영화에 모아졌다. 그런데 2005년 4월1일에 함께 개봉하면서 두 작품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내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계에서는 절친한 사이인 류승완 감독과 김지운 감독이 의논해 시차를 두고 개봉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아마 두 감독은 그러고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두 영화의 배급사 입장에서는 좋은 시기에 자신들의 영화를 내놓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설 연휴도 마찬가지다. 휴일이 무려 5일이나 계속됐으니 각 배급사와 제작사는 황금 같은 시즌을 놓치기 싫었을 것이다.
설 이후에 개봉한다고 흥행이 잘 된다는 보장이 없으니 안전하게 가자는 생각도 있었을 게다.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개봉일과 흥행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쉽게 정하진 못하겠지만 한국영화들이 몰려 있을 땐 한번쯤 어떤 것이 서로에게 '윈-윈' 전략일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올 추석 시즌엔 한국영화 몇 편이 맞붙을까.
이원 영화칼럼니스트 latehope@naver.com
이번 설 연휴 동안 극장에 걸렸던 한국영화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더 게임''원스 어폰 어 타임''슈퍼맨이었던 사나이''6년째 연애중''마지막 선물''라듸오 데이즈' 등 모두 7편이었다.
게다가 한국영화가 휴일 5일 동안의 관객수에서 1위에서 5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니 한국영화의 흥행 성공이라는 이야기가 나올만도 하다.
그런데 이들 영화의 관객수를 보면 뭔가 찜찜함이 있다. 관객 350만을 돌파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제외하고 가장 흥행이 잘 된 '더 게임'은 전국 관객수가 120만명 정도다.
이들 영화에는 각각 총제작비가 50억~60억원가량 들어갔으니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영화계에서는 30억원에 100만명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지난 12월에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황금나침반'이 개봉 주말 이틀 동안 70만명을 넘겼으니 설 연휴 개별 한국영화의 성적이 그리 뛰어난 건 아니다.
특히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나 '라듸오 데이즈'의 성적은 참담하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뭘까. 같은 시기에 7편의 영화가 몰려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싶다.
이와 관련해 문득 생각이 나는 사례가 있다. 한국영화 첫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실미도'와 두 번째 1000만 관객을 모은 '태극기 휘날리며'다. 원래 두 영화는 2주 차로 개봉될 예정이었다.
당시 '실미도'의 강우석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소위 '센' 영화끼리 개봉 시기를 조정해 '윈-윈'하자고 했고,강제규 감독은 흔쾌히 받아들여 40일 정도의 개봉 시차를 두었다.
그리고 두 영화는 차례로 1000만 관객을 기록하며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주었다.
이와 반대의 사례를 보여준 경우도 있다.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와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그렇다. 두 영화 모두 스타 감독과 스타 배우가 출연을 했고,영화의 완성도나 흥행성에 있어서도 남부럽지 않았다.
당연히 관객들의 관심도 두 영화에 모아졌다. 그런데 2005년 4월1일에 함께 개봉하면서 두 작품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내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계에서는 절친한 사이인 류승완 감독과 김지운 감독이 의논해 시차를 두고 개봉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아마 두 감독은 그러고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두 영화의 배급사 입장에서는 좋은 시기에 자신들의 영화를 내놓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설 연휴도 마찬가지다. 휴일이 무려 5일이나 계속됐으니 각 배급사와 제작사는 황금 같은 시즌을 놓치기 싫었을 것이다.
설 이후에 개봉한다고 흥행이 잘 된다는 보장이 없으니 안전하게 가자는 생각도 있었을 게다.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개봉일과 흥행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쉽게 정하진 못하겠지만 한국영화들이 몰려 있을 땐 한번쯤 어떤 것이 서로에게 '윈-윈' 전략일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올 추석 시즌엔 한국영화 몇 편이 맞붙을까.
이원 영화칼럼니스트 latehop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