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 시즌 2승 시동…마음먹은대로 됐다
'퍼트와 아이언샷은 마음먹은 대로,날씨와 코스까지도 같은 편.'

최경주(38ㆍ나이키골프)가 미국PGA투어 노던트러스트오픈(옛 닛산오픈) 첫날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치며 단독 1위에 나섰다.

한 달여 전 소니오픈 우승에 이어 시즌 2승도 기대된다.그가 첫날 선두에 나설 경우 우승확률이 75%나 되는 까닭이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CC(파71ㆍ길이 7279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최경주는 바람이 비교적 잠잠한 오전 일찍 티오프했다.

오후에 티오프한 아담 스콧,세르히오 가르시아 등이 강풍(시속 25마일)으로 고전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최경주는 경기시작하자마자 1,2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기세를 올렸다.이후에도 보기는 단 한 차례도 범하지 않고 버디를 네 개나 추가했다.

3개의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은 것도 게임이 잘 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18개홀 그린 가운데 단 4개홀에서만 정규타수로 볼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으나 모두 파로 연결했다.쇼트게임도 나무랄데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

드라이버샷(평균거리 300.5야드,정확도 57.1%)은 평범했으나 아이언샷이 출중했다.그린적중률 77.8%로 이 부문 2위다.

14개홀에서 버디기회를 만들었다는 얘기다.홀당 퍼트 수도 1.643회로 랭킹 27위다.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이 올라간 것을 확인한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 고질적으로 문제였던 퍼트와 아이언샷이 오늘은 잘됐다.

바람이 안 분 오전에 플레이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그는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 일곱 차례 출전했는데 2003년 공동 5위가 최고성적이다.

외신들은 대회 전 최경주를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이 코스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도그레그'홀이 많아 페이드를 잘 구사했던 벤 호건의 이름을 따 'Hogan's alley'(호건의 오솔길)로 불린다.

자연히 페이드를 잘 구사하는 최경주에게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최경주는 지금까지 네 차례 첫날 선두에 나선 적이 있는데 그 중 세 차례를 우승으로 연결했다.지난달 소니오픈,지난해 타이거 우즈가 주최한 AT&T내셔널,2002년 PODS챔피언십이다.

케빈 나(24ㆍ코브라골프)는 후반에만 버디 5개를 잡고 5언더파 66타를 치고 2위를 달렸다.한국(계) 선수들이 나란히 1,2위에 오른 것.아시아 출신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87년 첸체충(대만)이 유일하다.

최경주와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필 미켈슨(미국)은 샌디에이고에서 헬기를 타고 30분 만에 날아와 경기에 임했다.첫날 성적은 3언더파(버디5 보기2) 68타.최경주와 3타차의 공동 5위로 무난한 출발이다.

그 반면 세계랭킹 3위와 10위인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비제이 싱(피지)은 이븐파 71타로 공동 38위에 머물렀다.한편 일몰로 142명 가운데 17명이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