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연료 '자트로파' 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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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말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 인근에 위치한 목초 지대.열대의 더위와 싸우며 잡목을 베어내는 인부들의 이마에선 연신 땀방울이 흘러내렸다.잡목이 제거된 한 편에선 불길이 치솟았다.개간을 위한 마지막 작업이다.
이곳은 한국계 기업인 코라오(Kolao) 그룹과 라오스 정부가 공동으로 조성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트로파 농장이다.세계 최빈국인 라오스가 빈곤에서 탈출하기 위해 군인공제회 등 한국 자본을 끌어들여 바이오 연료의 원료인 자트로파 농장을 일구고 있는 것.
코라오는 라오스 정부로부터 2340㎢(제주도 면적의 약 1.2배)에 달하는 땅을 90년간 임차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은 상태다.이 중 174㎢의 개간을 완료했으며 2011년까지 약 1000㎢를 농장으로 조성할 방침이다.자트로파 농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재 농장 1만㎡당 생산되는 자트로파유는 약 4.2t. 2011년까지 연간 32만t의 자트로파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가격(t당 300~400달러)을 적용하더라도 연 매출이 1억달러를 넘는다.빈국 라오스 입장에서는 천문학적인 수치다.
길일남 코라오 바이오에너지 담당 이사는 "자트로파는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곡물 수요 변동에 따른 가격 리스크가 낮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면서 "연 매출이 1억달러에 도달하면 라오스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코라오는 농장 조성과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최근 군인공제회 지방행정공제회 굿모닝신한증권 등으로부터 총 3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같은 투자 유치가 알려지면서 코라오에 대한 국내외 기업으로부터의 러브 콜도 부쩍 늘어났다.오세영 코라오 회장은 이와 관련,"군인공제회의 지분 투자 결정이 알려지면서 자트로파를 공급받거나 투자하고 싶다는 국내외 기업들의 요청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2011년께 영국 런던이나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또 "아직 자트로파를 이용한 바이오 연료 생산 기술 등이 안정화되지 않았지만 고유가 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전망이 밝은 편"이라며 "만약 계획대로 상장이 이뤄질 경우 예상 기업 가치는 6억~8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향후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자트로파 사업 뿐만 아니라 금융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서 코라오와 협력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비엔티안(라오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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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자트로파=중미가 원산지로 포르투갈 상인들이 전 세계로 퍼뜨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냄새와 맛 때문에 동물들이 싫어해 가축용 울타리로 쓰이기도 했다.
검은 씨앗에서 나오는 기름이 연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가장 이상적인 바이오 연료 후보로 꼽히고 있다.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 바이오 연료 생산에 쓰이는 다른 작물보다 면적당 수확량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