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지갑을 뺏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라.이해당사자 각각의 손익함수를 멋대로 조작하지 말고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정렬하라.이런 과정을 통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기업이 돼라.그렇지 않으면 구식 회사로 남아 결국 사라질 것이다.'

이번 주에 번역돼 나온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라젠드라 시소디어 외 지음,권영설ㆍ최리아 옮김,럭스미디어)의 핵심 메시지다.

대표 저자인 시소디어 미국 벤틀리대 교수는 구글 도요타 사우스웨스트항공 아마존 스타벅스 이케아 코스트코 등 '사랑받는 기업'들이 S&P500 기업들의 8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얘기한다.

이는 이른바 '위대한 기업'들보다도 3배나 높은 기록이다.이들 기업이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고객과 직원 등 이해당사자들의 '강력한 충성도'와 '애정'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글로벌 이노베이션포럼 2008'에 기조연설자로 참가한 그는 "10년 동안 '사랑받는 기업'의 주가는 1029% 오른 반면 S&P500 기업은 평균 122% 오르는 데 그쳤다"며 "주주에게 수익을 주려고 하다 보면 결국 단기적인 시각에 머물지만 고객 등 이해당사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중장기적으로도 훨씬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요즘 들어 월마트에서 쇼핑할 때 죄의식을 느낀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도 '생계 유지가 안 될 정도로 종업원을 대하는 회사'라는 평가 때문이라는 얘기.그의 분석에 따르면 월마트보다 급여를 65%나 더 주는 코스트코는 직원 1인당 수익률이 훨씬 높다.

그 비결은 바로 종업원들의 충성도.코스트코의 이직률은 6%밖에 안 된다.그러나 월마트는 50%에 달한다.연간 60만명을 새로 뽑는 데 드는 채용ㆍ교육 비용이 종업원 유지 비용보다 많다.

결국 코스트코 같은 기업은 이해당사자들이 원하는 유ㆍ무형의 요구를 만족시키고,그 보답으로 이해당사자들은 기꺼이 그 기업에 애정과 충성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전체 11장으로 이뤄진 이 책에서 사랑받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철학과 경영의 새로운 규칙,기업과 이해당사자 집단의 관계 설정 등을 들려주면서 구체적인 지침까지 제시한다.

특히 4~9장에서 '종업원―인적자원의 쇠퇴와 몰락''고객―사랑의 힘''투자자―사랑받는 기업은 씨 뿌리고,투자자들은 거둬들이고''파트너―품격 있는 조화''사회―궁극적인 이해당사자''문화―비밀의 성분'을 집중적으로 가르쳐준다.

이 책은 짐 콜린스의 20세기 경영 명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더 나아가 글자 그대로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 가는 21세기 경영 바이블이라 할 수 있다.396쪽,1만8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