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70.2로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는 한국은행 발표는 시사(示唆)하는 바가 적지않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의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2000년 기준(100)으로 지수로 표시한 것이다.결국 지수가 70.2라는 것은 2000년에 비해 같은 금액의 수출대금으로 사올 수 있는 수입상품의 양이 30% 가까이 줄었다는 얘기다.

같은 수출대금으로 사올 수 있는 물품의 양이 줄었다면 그 자체로 우리 기업들에는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60.5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게 한은이 함께 발표한 내용이다.이는 총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품량을 지수로 표시한 것이다.

이 역시 2000년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총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품량이 2000년에 비해 65% 이상 늘어났다는 얘기다.결국 이 두 가지를 종합해 보면 지난해 수출은 종래보다 실속이 많이 없어져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증거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그동안 박리다매(薄利多賣)를 통해 수출을 늘려왔다고는 하지만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세계경기가 위축국면을 보이고 있다.올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이미 나와 있는 상태다.

이를 극복하자면 다른 방도는 없다.수출상품의 값을 제대로 올려 받거나 첨단상품 또는 서비스상품의 수출확대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이 급선무다.

아울러 교역조건 악화가 원자재가격의 상승 등에 기인한다면 자원외교 확충 등을 통해 주요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함께 추진하지 않으면 안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