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가격 오름세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올 들어 제과 업체들이 과자와 빵 가격을 일제히 올린 이후 설 연휴를 전후해 서울우유와 롯데칠성 등 유업체와 음료 업체들도 우유와 치즈,사이다 콜라 주스 등 유제품과 음료 값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인상 폭은 적게는 4%에서 많게는 45%에 달한다.

◆음료와 유제품 가격 인상

롯데칠성은 오는 20일부터 사이다와 주스 커피 등 20여종 음료 소매가격을 4∼12% 인상한다.주요 품목인 칠성사이다 1박스(250㎖.30캔)는 1만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4.7%,스카시플러스 오렌지 주스 1상자(12개)는 2만46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9.7%,커피음료 레쓰비 1상자(175㎖캔.30개)는 6800원에서 7200원으로 5.9% 각각 인상한다.

해태음료는 오는 3월1일 주력 제품인 썬키스트 후레쉬 100 오렌지 주스 등 13개 품목을 3~10% 인상하기로 했다.썬키스트 후레쉬 100 오렌지(1.5ℓ)는 2050원에서 2250원으로 9.7%,참매실(180㎖)은 230원에서 250원으로 8.7% 각각 올린다.빙그레도 21일부터 쾌변요구르트(150㎖)와 요플레홈사이즈(220㎖)를 각각 1300원과 1500원으로 8%,11% 올린다.

이에 앞서 정식품은 지난 1일부터 두유와 베지밀 25종을 6~20% 인상했고,삼육식품은 검은콩두유(195㎖.20개)를 1만2790원에서 1만4000원으로 10% 올렸다.서울우유는 지난달 체다슬라이스를 1330원에서 1630원으로 22.5% 올렸다.매일유업도 지난달 매일ESL우유(1000㎖)를 1750원에서 1850원으로 5.7% 인상한 데 이어 바나나우유 등 가공유와 주스,커피 등도 이달 말까지 10% 안팎 올릴 계획이다.

밀가루를 재료로 사용하는 소면과 우동 값도 줄줄이 인상됐다.오뚜기는 이달 들어 소면(900g) 가격을 1650원에서 2400원으로 45%나 올렸다.CJ제일제당도 이달 들어 가쓰오우동(506g)을 4100원에서 4400원으로 7% 올렸고,볼로냐스파게티(705g)는 3980원에서 4280원으로 7.5% 인상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3월 라면 값을 7∼13% 올렸던 농심이 이달 말께 신라면을 포함해 제품 가격 인상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마트와 식품 업체들이 제품 값 인상을 협상 중이기 때문에 내달 말까지는 주요 식품이 대부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입 가격 최고가 행진

식품 값이 급등하는 이유는 국제 곡물가격뿐 아니라 분유와 오렌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류비도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료업계에 따르면 17일 현재 오렌지 농축액 수입가격은 지난해 초에 비해 2배가량 올랐고 포도와 사과 농축액 가격도 각각 20%,80% 이상 인상됐다.포도의 주 생산지인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에선 극심한 가뭄으로 수확량이 평균 30% 정도 줄었다.게다가 와인 붐이 일면서 농축액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와인 재료로 생산 포도를 사용하고 있어 농축액 공급 물량이 급감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사과 산지인 폴란드의 사과 생산량도 가뭄으로 인해 50% 이상 감소했고 주요 산지인 중국도 사과 수출을 줄이고 있다.특히 중국산 사과 농축액 수입가는 지난 1년간 2배 이상 올랐다.음료에 투입되는 과당(13% 이상),비타민C(224% 이상),포장지에 사용하는 지박스(15% 이상) 등도 지난 1년간 오름세를 나타냈다.

유제품 원료인 전지분유 수입가격은 지난해 1월 t당 3100달러에서 지난달 4500달러로 45% 올랐고 버터는 같은 기간 2000달러에서 3700달러로 85%나 뛰었다.

또한 국제유가 급등으로 작년 1월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100달러 수준이던 부산~로테르담 노선 운임은 17일 현재 3900달러로 치솟았고,부산~미국 동부해안은 작년 1월 3500달러에서 4000달러로 올랐다.

지난해 2배가량 뛰었던 국제 밀과 콩 값은 올 들어서도 10% 이상 오르는 등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식품업계 관계자는 "밀가루와 옥수수 값은 연말까지 지금보다 각각 30%,15%가량 더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재혁/장성호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