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펀드 대형화를 유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펀드 신규 설정이 줄을 이어 올 들어 펀드 수가 9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일부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설정액 100억원 미만 펀드가 공모형 펀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소액펀드들이 난립하고 있어 정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8701개였던 전체 펀드 수는 지난 15일 현재 9175개로 급증했다.펀드 수 증가는 주식형과 파생상품 펀드들이 주도했다.이 기간 중 공모형 주식펀드는 130개,사모형 주식펀드는 41개 증가했다.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는 공모와 사모를 합해 348개나 늘었다.

특히 펀드 수 증가와 함께 규모가 작은 '자투리 펀드'들도 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공모형펀드 50개 이상을 운용 중인 23개 자산운용사 중 80%가 넘는 19개 운용사들은 설정액 100억원 미만 펀드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교보투신운용의 경우 공모형펀드 120개 중 설정액이 100억원에 못 미치는 상품 비중이 91%로 가장 높았다.유진자산운용(90%) 산은자산운용(84%) 대신투신운용(82%) 등도 100억원 미만 펀드 비중이 80%를 넘었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소액펀드 비중이 31%로 가장 낮았다.

펀드 수 증가로 펀드매니저 1명이 관리하는 펀드 수도 증가 추세다.아이투신운용(29개) 플러스자산운용(22개) 하나UBS자산운용(19개) 한국투신운용(19개) CJ자산운용(18개) ING자산운용(17개) 등이 매니저당 펀드 수가 높게 나왔다.KB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5개,미래에셋자산운용은 6개로 가장 낮았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간 신상품 개발 경쟁이 치열하고 기존 소형펀드의 통폐합 절차도 복잡해 펀드 대형화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