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4분기 실적발표에서 다른 은행들과 비교해 유독 부진했던 하나금융지주의 자산건전성 수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신규 부실여신 발생 금액은 전분기대비 100.9% 늘어나며 은행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이자보상배율(Coverage ratio)도 169.07%에 머무르며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요주의 여신도 전분기대비 31.1%(2767억원) 증가해 은행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백동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은행이 요주의 여신 증가 요인으로 가계형 소호대출이 기존 가계대출 신용등급에서 기업대출 신용등급으로 전환되면서 요주의가 2447억원 증가한 것으로 설명하고는 있지만, 이 같은 일회성 요인을 감안해도 하나은행이 자산건전성 부분에서 다른 은행에 비해 가졌던 전통적 강점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도 “하나은행의 4분기 중 총여신대비 요주의이하여신 순증 비율이 0.49%로, 부산은행을 제외하고 은행 중 가장 높았다”며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하나금융은 고정이하 여신대비 커버리지 비율이 171.6%로 절대적인 수치는 높지만, 2007년 말 기준 금감원 요구적립액 대비 충당금 잔액 비율은 10.5%로 부산은행을 제외하고 은행 중 가장 낮았다고 전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금감원 요구적립액 대비 충당금 잔액 비율이 100%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다른 은행보다 하나은행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산업 전반적으로 자산건전성 악화가 지속될 경우 대손비용 부담이 다른 은행들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긴 했지만 연체율이 감소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은행의 요주의여신 비율이 전분기 대비 31% 상승해 자산건전성은 전분기 대비 악화됐지만, 연체율은 0.64%로 전분기 대비 14% 하락했고, 상각 전 실질연체율도 전분기대비 5% 하락해 자산건전성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봤다.

18일 오전 10시 28분 현재 하나금융지주는 전일대비 0.23%(100원) 하락한 4만3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