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코스피지수가 수차례 시도 끝에 근 한달만에 장중 1700P선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꾸준히 이어진 반등 시도에도 좀처럼 1700P를 회복하지 못했지만, 악재에 대한 내성이 강화되면서 지수도 상승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주도 대외 변수에서 안전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오는 18~19일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를 각각 발표하고, 미국은 19일 NAHB 주택시장지수를 시작으로 20일 1월 소비자물가지수, 21일 경기선행지수와 2월 필라델피아 연준 제조업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설 연휴 직후 미국의 ISM서비스업 지수 영향으로 55P 폭락했다가, 예상을 웃도는 미국 소매매출 지표 발표에 다시 65P 급반등했던 지난주를 생각하면 이번주도 지표의 악화 여부에 따라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급면에서는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가운데 7일째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 매도세가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 주말 순매도 규모가 1000억원을 하회하며 매도 강도가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이달에만 누적 순매도 규모가 1조5000억원(15일 오전 현재)에 육박하고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 강도는 재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서는 이미 2005년부터 외국인이 줄곧 순매도를 나타내 왔지만 다른 이머징마켓에서는 2007년 상반기까지 공격적인 순매수를 유지해 왔다"며 "그렇지만 다른 이머징마켓에서도 작년 하반기부터 외국인이 추세적인 순매도로 돌아서고 있는데 이는 구미권 금융 기관들의 유동성 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구미권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손실 확대와 이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증폭되는 국면에서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반복적으고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 압박은 1월보다 훨씬 가볍지만 구미권 금융기관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가시권에 들어오는 3월부터는 재차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18일 미국시장 휴장에 따라 주초까지 외국인 매도강도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외국인 시각 변화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하루이틀간의 움직임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개인들도 철저하게 '저점 매수, 고점 매도'라는 박스권 장세로 대응하면서 지수 상승탄력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개인들은 지난 14일 지수가 1700선에 근접하자 5000억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15일에도 지수가 1600P대 중반으로 밀릴 때는 매수에 나섰지만 낙폭을 만회하자 즉시 매도에 나섰다.

이날도 장 초반 사자를 기록했지만 1700선을 넘어서면서 다시 순매도로 전환, 279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가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기관은 실질적으로 소폭 순매도로 대응하고 있다.

연기금의 매수 강도는 커지면서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투신이 여전히 소극적인 매매패턴을 보여주면서 기관이 뚜렷한 매수 주체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

국내 증시가 지난주 옵션만기일 미국의 소매판매 증가 소식으로 매물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가운데 오히려 매수차익잔고(5조3000억원)가 증가함에 따라, 매수 주체가 없는 장세에서는 프로그램 매매에 따른 변동성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향후 기관이 매수에 가담하면서 수급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전체 매도에서 외국인 매도비중이 35%에 이르고 있으며 기관의 매도 비중이 같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기관이 외국인의 매물을 소화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며 매도 부담을 개인이 받아주면서 조정 폭이 더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렇지만 최근 들어서 기관의 전체 매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는 주식을 사지는 않더라도 과거와 같이 외국인 매매를 따라다니며 매도에 동참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서는 조정시 매수에 가담한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일면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부메랑으로 되어 돌아올지도 모르는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코스피가 일단 1700선에 올라선다면 1700선 안착 이후부터 지수 우상향을 이끌 주체로 나설지 기관이 나서줄지, 그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