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ㆍ입학시즌을 앞두고 꽃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8일 서울 농수산물유통공사 양재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졸업ㆍ입학 선물 수요 물량이 많은 장미ㆍ백합 등의 경매가격(10송이 기준)이 1년 새 최고 두 배나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품종별로는 수요가 가장 많은 장미(비탈)가 7198원으로 1년 전보다 70%나 상승했고 백합(시베리아)이 6450원으로 65% 올랐다.

최근 화려한 색상으로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지어(보라)는 11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무려 233%나 급등했다. 안개꽃ㆍ거베라 등 다른 품종들도 대부분 1년 새 20~30% 상승했다.

꽃시장의 최대 성수기라 일컬어지는 졸업ㆍ입학 시즌을 앞두고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가격 상승세를 보이지만,올해에는 상승률이 더욱 가파르다.

유가 폭등으로 꽃재배에 필요한 난방비도 급상승,꽃농가들이 아예 작목을 전환하거나 출하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화훼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로 인해 화훼농가가 줄어든 데다 인건비ㆍ생산비용 증가 등 재배여건 악화가 꽃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여파로 소매 꽃값도 치솟고 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지하 1층에 위치한 A소매업체에서는 작년 이맘때쯤 한 단(5송이)에 6000~7000원대였던 프리지어가 이날 현재 1만3000~1만5000원으로 두 배가량 뛰었다.

이 때문에 대목 특수도 사라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A소매업체 관계자는 "꽃값이 폭등한 탓에 밸런타인데이(14일)에 이어 최근에도 매출이 전년에 비해 20~30%가량 줄었다"며 "그나마 가격 상승폭이 낮은 거베라ㆍ안개꽃 등을 추천하고 있으나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꽃 배달전문업체 로즈그린의 장희주 사장은 "고유가로 인한 운송비 부담으로 올해부터는 5만원 이상의 화환을 찾는 손님에게만 무료로 배달해주고 있다"며 "아예 생화를 포기하고 생화보다 절반가량 싼 조화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