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이코스 등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보인 데다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인한 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18일 다음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갖고 작년 4분기 연결 매출이 1464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2.3% 감소했다고 밝혔다.영업이익은 3분기(112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6억원을 기록했고 111억원의 순손실을 보이며 적자전환했다.
본사 기준으로도 10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이날 다음은 800원(1.08%) 떨어진 7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지난해 12월 한때 9만원을 돌파했던 다음 주가는 이달 초 6만원대로 떨어진 뒤로 최근 7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순손실의 주된 원인은 파이낸스 부문과 글로벌 부문에서의 적자 발생이었다. 특히 글로벌 부문에서는 라이코스에서 적자가 늘면서 3분기(18억원)에 비해 7배나 많은 126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파이낸스 부문에서는 손해보험 업종의 재보험료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72억원의 영업손실과 7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음 측은 파이낸스와 글로벌 부문에서 발생했던 부실을 털어내는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부실 정리는 일단락됐으니 앞으로 검색과 UCC 동영상을 중심으로 한 핵심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네이버를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특히 작년 구글과의 제휴 등으로 미디어 부문이 호조를 보이면서 연간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2.9%,영업이익은 58.2% 증가한 점을 강조했다.
석종훈 다음 대표는 "최근 2년간은 오픈마켓,자동차보험,여행사 등 과거 투자했던 비핵심 영역을 정리했던 시기"라며 "올해는 검색 기술 개발과 서비스 강화에 주력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우선 카페검색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3세대 검색 엔진을 선보일 계획이다.검색쇼,디렉터리검색 등 타사에 없는 차별화한 검색 서비스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김동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검색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다 보니 인건비와 인프라 비용 증가는 어쩔 수 없다"며 "올해도 역시 수익성보다는 다음 방문자 수를 증가시켜 매출을 높이는 게 일차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컨퍼런스콜에 참석한 증시 전문가들은 검색 광고 부문 성장률이 경쟁사에 비해 떨어지고 1인당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최찬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2위 업체가 성장률은 높은 편인데 1위인 네이버에 비해 광고 부문 성장세가 너무 낮다"며 "1인당 매출도 네이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생산성이 한참 뒤떨어지는데 비용은 높아 이익률이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