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식품가격이 치솟는 '애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한국의 식량주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쌀 자급기반을 지키고 해외농업생산기지 개발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란 농업(Agriculture)과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8일 '애그플레이션 시대의 식량안보'라는 보고서에서 국제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애그플레이션이 국내 서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러시아와 중국처럼 수출세를 도입하거나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등처럼 수출량을 제한하는 경우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도 식량을 제때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사료용 곡물 포함)은 2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연구소는 이에 따라 무엇보다 쌀 자급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현재 쌀은 거의 100% 자급자족하고 있는 상태지만 자유무역협정(FTA)과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아젠다(DDA) 타결 이후에도 식량안보 차원에서 자급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또 쌀 생산량 증대와 생산단가 인하를 위해 경쟁력 있는 농지를 확보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쌀 이외의 작물 중에선 밀의 자급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밀은 쌀을 대체할 수 있는 곡물인 데다 곡물자급률 1%포인트 상승에 필요한 비용도 1539억원으로 콩(4997억원)보다 훨씬 싸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안정적인 곡물자원 확보를 위해 해외농업생산기지 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이 연구소의 김화년 수석연구원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때"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