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워너브러더스가 국내에 테마파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유니버설스튜디오,MGM스튜디오,파라마운트에 이은 네 번째 글로벌 테마파크다.이에 따라 한정된 국내 시장을 놓고 이들 4개사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18일 경기도와 업계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의 존슐만 수석부사장은 지난주 방한,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만나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일대에 워너브러더스 테마파크를 짓는 방안을 논의했다.부지 면적은 약 363만㎡(110만평)로,예상 사업비는 40억달러(3조8000억원 상당)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워너브러더스로부터 투자 의향을 전달받았을 뿐 어떤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워너브러더스는 현재 미국을 비롯해 오스트레일리아,독일,스페인,네덜란드,벨기에 등 6개국에서 테마파크를 운영 중이며 아시아에는 아직 진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워너브러더스 테마파크가 미사리 일대에 들어서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우선 부지 확보 자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경기도 관계자는 "미사리 일대가 위치는 좋지만 상수원보호구역이 많고 문화유적지도 있어 테마파크 부지로 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미 3개 글로벌 테마파크가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파라마운트는 대우자동차판매와 4월 인천 송도에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한 협약식을 갖고 7월 착공할 계획이다.내년 1단계 개장 및 2010년 완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니버설스튜디오는 2012년 개장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경기도 화성을 사업부지로 확정했다.MGM스튜디오도 이르면 다음 달 인천 영종도 등 후보지 가운데 사업지를 확정해 2011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한국보다 시장이 큰 일본에도 글로벌 테마파크가 도쿄 디즈니랜드,오사카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두 곳밖에 없어 한국에 네 곳이 들어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관련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상황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테마파크 유료 입장객수는 2003년 2905만명에서 2006년 2316만명으로 4년 동안 21% 감소했다.이에 따라 일부 글로벌 테마파크는 사업성 악화로 추진이 중단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글로벌 테마파크 업체 관계자는 "국내 테마파크는 방문객 1명이 쓰는 비용(객단가)이 3만원 수준인 반면 글로벌 테마파크는 10만원에 달한다"며 "글로벌 테마파크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사업성 악화를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