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이 확정되면서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이에 맞먹는 권한을 가진 장관급 포스트인 금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후속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에 따르면 초대 금융위원장으로는 교수 관료 민간전문가 등을 아우르는 폭넓은 인재풀을 구성해놓고 막바지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현재로선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막판에 물러난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이 급부상한 가운데 백용호 인수위 경제1분과위원(52.이화여대 교수),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진동수 전 재정경제부 차관,황건호 증권업협회장,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이 경합하고 있다.

어 전 총장은 국제금융센터 소장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소위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금융 시장과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감각을 갖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백 위원은 이 당선인의 양대 싱크탱크 중 하나인 바른정책연구원(BPI) 원장으로 일하면서 당선인의 뜻을 정책으로 구체화시키는 능력을 보인 데다 충남 보령 출신이어서 지역 안배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다.

김 차관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와 옛 재무부 재경원 시절 함께 호흡을 맞춰온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황 회장은 대우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30년 넘게 증권맨으로 잔뼈가 굵었다는 점에서 내년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 시대에 부합된다는 평가다.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공정위원장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를 표방한 새 정부에서 성향이 전혀 다른 이전 정부에서 일한 권오승 현 위원장에게 기업들이 민감해하는 경쟁정책을 계속 맡기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전윤철 위원장(1997~2000년)을 제외하고는 정권이 바뀌면서 공정위원장을 유임시킨 사례가 없었다는 점도 교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신임 공정위원장에도 여러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무엇보다 새 정부에서 어떤 식으로든 중용될 것으로 보이는 백용호 위원이 금융위원장 자리를 인수위 바깥 인사에 양보하게 될 경우 이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 상임위원 출신의 서동원 인수위 자문위원(56)도 유력한 공정위원장 후보로 알려졌다.서울대 법대를 나온 서 위원은 행정고시 15회로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공정위 등을 두루 거쳐 균형 잡힌 시각에서 경쟁 정책을 집행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통 공정위 관료가 아닌 법조계 인사도 대안으로 나오고 있다.공정위 자문변호사를 지낸 윤세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56)와 고등법원 판사를 하다가 공정위로 옮겨 정책국장까지 지낸 임영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61) 등이다.

윤 변호사는 국제 경쟁법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1인자로 국내 시장의 틀 속에만 매몰됐다는 평가를 받아 온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관행을 개선하는 데 적격이라는 평이다.임 변호사 역시 공정거래 사건의 공.방을 두루 거쳐 풍부한 현장경험이 강점이다.

이 밖에 공정위 경쟁정책자문위원장 출신으로 인수위에서 자문위원으로 일한 강명헌 단국대 상경대학장(54),김병일 김앤장 상임고문(57) 등도 물망에 올라 있다.

한편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를 합쳐 출범하게 될 방송통신위원회 초대 위원장은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71)이 1순위 추천인사로 꼽히고 있다.최 전 회장 이외의 인물로는 강용식 전 국회 사무총장(69),김인규 전 KBS 이사(58) 등이 거론되고 있다.

차기현/최명수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