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지면 그것으로 끝이다.여섯 차례의 라운드를 모두 승리로 장식해야 최후의 승자가 된다.

'진정한 골프대회'로 불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800만달러)이 21일(한국시간)부터 25일까지 닷새 동안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더 갤러리GC(파72)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미국PGA투어 여느 대회와 달리 '싱글 매치플레이'로 치러진다.

두 선수가 맞대결해 이긴 자만이 살아남는 녹다운 방식이다.18홀 가운데 누가 더 많은 홀에서 이기는가를 가리기 때문에 첫 홀부터 양보는 있을 수 없다.

초반에 기선을 잡지 못하면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당사자들에겐 피 튀기는 싸움이지만,매홀 박진감이 넘친다.

참가자는 11일 기준 세계랭킹 순으로 64명이다.

부상으로 불참하는 랭킹 45위 브렛 웨터릭을 제외하고 랭킹 65위까지 선수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출전한다.

65위로 행운의 출전권을 얻은 선수는 J B 홈스이나 첫 판에서 1번 시드 타이거 우즈와 맞붙어야 한다.

최경주(38ㆍ나이키골프)가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나간다.

대회는 64강-32강-16강-8강 및 4강-결승 및 3ㆍ4위전 순으로 하루씩 치러진다.

결승전만 36홀 매치다.

조편성도 확정됐다.

시드에 따라 네 부류(보비 존스,게리 플레이어,벤 호건,샘 스니드 조)로 나뉘어 4강까지 가리는데 우즈는 존스 조에,2번 시드 필 미켈슨은 플레이어 조에,3번 시드 어니 엘스는 호건 조에,4번 시드 스티브 스트리커는 스니드 조에 각각 편성됐다.

9번 시드를 받은 최경주는 존스 조에 속해 1라운드에서 콜롬비아의 카밀로 비예가스와 맞붙는다.

엎드린 자세로 퍼트라인을 살피는 것으로 유명한 비예가스는 이 대회뿐 아니라 WGC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드도 57번으로 최경주보다 한참 낮다.

최경주는 1∼3라운드에서 승리할 경우 준준결승전에서 우즈와 맞붙게 돼 있다.

물론 우즈도 초반 세 라운드를 승리한다는 전제 아래다.

우즈는 올해 10회째인 이 대회에서 두 번(2003,2004년) 우승했고,10위 밖으로 밀린 적이 없다.

최근 2년간은 16강전에서 탈락했지만 이 대회 통산 승률 25승6패로 1위다.

매치플레이로 치러지는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 3연패(1994∼1996년)에서 보듯 그는 매치플레이에도 유달리 강하다.

매치플레이 속성상 이변이 자주 있었다.

2001년엔 55번 시드의 스트리커가,2002년엔 62번 시드의 케빈 서덜랜드가 예상을 뒤엎고 우승컵을 안았다.

우즈와 1라운드에서 맞붙는 홈스는 3주 전 FBR오픈 연장전에서 미켈슨을 제치고 우승했다.

시즌 드라이버샷 평균거리 310.2야드(랭킹 2위)의 폭발적 장타력도 지니고 있다.

우즈가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닌 것.

우즈의 라이벌인 미켈슨과 엘스는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세 선수가 각 조에서 잇따라 승리할 경우 미켈슨은 결승에서,엘스는 4강전에서 우즈와 맞붙게 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