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1조원대의 세금추징 우려와 자산건전성 부진 등의 여파로 급락하고 있다.

19일 오후 2시 4분 현재 하나금융지주는 전일보다 4.77% 떨어진 4만1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4만15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그나마 낙폭을 조금을 만회한 모습이다.

이날 하나금융지주의 급락세가 눈에 띄는 것은 국민은행(0.67%)과 신한지주(2.04%), 우리금융(3.15%) 등 대형 은행주들이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은행주의 동반약세에 동조된 하락이 아닌 하나금융지주 자체에 대한 우려감이 크다는 이야기다.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다른 대형 은행주의 주가는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그동안의 낙폭을 조금은 만회하고 있지만, 하나금융지주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며 지난해 10월 22일 기록한 신저가 4만300원에 접근하고 있다.

이렇게 하나금융지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자산건전성 부진과 단기 수익 악화 전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이날 알려진 1조원대의 세금 추징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악재가 겹친 셈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4분기 하나금융지주의 실적 발표 결과를 다른 은행에 비해 자산건전성 수치가 부진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이날 제기된 1조원대의 세금 추징은 하나금융지주의 성장에 분명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구용욱 애널리스트는 "아직 유권해석 결과, 세금추징이 얼마가 될지 명확하지는 않아 이익 규모가 어느정도 줄어들지는 알 수 없다"며 "하지만 분명 세금 추징이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권해석이 하나금융지주에게 불리하게 나온 것 같다"며 "세금 추징에 따라 하나금융지주의 순자산가치 증가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산건전성이 부진한 상황에서 순조롭게 끝날 줄 알았던 부분에서 세금추징 문제까지 불거져 하나금융지주의 향후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

우리투자증권도 하나은행이 신규 부실여신 발생 금액이 전분기 대비 100.9% 증가해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이자보상배율이 169.07%에 그쳐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백동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은행에서 밝힌 1회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하나은행이 자산건전성 부분에서 가졌던 전통적 강점이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대신증권 역시 하나은행의 4분기 중 총여신대비 요주의이하여신 순증 비율이 0.49%로, 부산은행을 제외하고 은행 중 가장 높았다고 지적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금감원 요구적립액 대비 충당금 잔액 비율이 100%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다른 은행보다 하나은행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산업 전반적으로 자산건전성 악화가 지속될 경우 대손비용 부담이 타 은행들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날 여지가 크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유선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