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물가로 중국정부가 진퇴양난에 빠졌다.지난 1월 돼지고기 값이 58%,식용유는 37% 뛰는 등 물가 폭등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거다' 할 수 있는 인플레 억제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물가를 잡으려니 세계 경기침체와 30% 이상 떨어진 증시 등 장애물이 만만찮다.현재 유력한 방법으로 거론되는 것은 위안화 가치 상승을 빠른 속도로 유도하는 것.단골 메뉴인 금리인상은 핫머니 유입에 대한 우려가 높아 비상카드로 남겨둘 것으로 추정된다.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원유 등 수입물가가 싸진다.원자재나 소비재를 값싸게 들여와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물론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약화에 대한 부담은 크다.

중국의 무역흑자는 교역상대국의 반발을 의식한 수출지원 축소정책으로 작년 10월 270억달러를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감소추세를 보여 지난 1월 194억달러로 줄었다.여기에 세계경기 침체우려가 증폭되면서 중국의 경기가 연착륙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일시적인 성장속도 하락보다 인플레를 잡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이는 위안화 상승으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상하이 외환시장에선 이날 위안화 변동폭(위아래 0.5%)이 조만간 확대될 것이란 소문이 돌며 위안화 가치가 사흘째 강세를 이어갔다.이날 인민은행이 고시한 기준 환율은 달러당 7.1574위안이었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그러나 미국 등은 잇따라 금리를 내리고 있는데 중국만 금리를 올린다면 금리차를 노린 핫머니가 밀려들어올 게 뻔하다.

또 고점 대비 30%가량 떨어진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중국 주식투자자들의 불만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리먼브러더스의 쑨밍춘 경제분석가는 "금리인상은 물가상승 억제에 효과적일 수 있지만 현재의 상황에선 더 큰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이로 인해 중국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미국의 수입물가 상승 등 주요국이 연쇄적인 물가상승에 시달릴 수 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물가상승에 따라 임금인상 압박을 받을 공산이 커 중국발(發) 인플레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