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대형 유통업체의 여전한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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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협력업체 관계자 400여명을 초청,상생을 다짐하는 제2회 협력회사 초청 컨벤션' 행사를 열었다.'창조,도전,섬김의 2008'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동반자적 관계를 돈독히 하는 자리였다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분기별로 협력회사 CEO포럼을 개최해 CEO의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한편 숍매니저 대상과 판매왕을 뽑아 시상하겠다는 세부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그러나 롯데는 하루 전날인 13일 주요 남성 정장 브랜드업체들에 '협력사 컨벤션' 내용과 딴판인 이메일을 보냈다.오는 29일부터 출시되는 봄 행사상품에 25만원과 29만원짜리 양복을 선보이라는 것.정장 기획상품전을 위한 저가 제품을 내놓으라는 구태를 반복했다.
물론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8월부터 남성정장 부문에 '그린 프라이스(green price)' 제도를 도입,판매가격의 '현실화'에 나서고 있다.높은 가격에 정상가를 책정해 놓고 수시로 세일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정상가를 '현실적'인 가격으로 낮추고 세일도 정해진 기간에만 해 소비자의 부담을 낮춰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성과가 좋은 브랜드엔 수수료를 낮춰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이 때문에 상당수 브랜드들이 올 봄 신상품으로 40만원대 상품을 내놨다.
'갑'인 롯데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입점업체들은 그러나 20만원대 양복을 내놓으라는 롯데의 납품지침이 '과도한 제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한 남성 정장업체 관계자는 "메이저 브랜드는 그런 가격대의 제품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며 "가격을 맞추려면 중국산으로 포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또 관계자는 "봄상품 매출을 늘리기 위해 롯데가 오버하는 것 같다"며 "가격정책은 일관성과 방향성이 있어야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받는다"고 꼬집었다.
이철우 롯데쇼핑 대표는 상생 컨벤션 자리에서 "협력사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진심으로 섬길 것이며 여러분들로부터 겸허히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겉으론 상생을 외치면서 속으론 협력업체들의 팔목을 비트는 롯데의 행태는 '비즈니스 프렌들리'와는 거리가 멀다.
김진수 생활경제부 기자 true@hankyung.com
그러나 롯데는 하루 전날인 13일 주요 남성 정장 브랜드업체들에 '협력사 컨벤션' 내용과 딴판인 이메일을 보냈다.오는 29일부터 출시되는 봄 행사상품에 25만원과 29만원짜리 양복을 선보이라는 것.정장 기획상품전을 위한 저가 제품을 내놓으라는 구태를 반복했다.
물론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8월부터 남성정장 부문에 '그린 프라이스(green price)' 제도를 도입,판매가격의 '현실화'에 나서고 있다.높은 가격에 정상가를 책정해 놓고 수시로 세일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정상가를 '현실적'인 가격으로 낮추고 세일도 정해진 기간에만 해 소비자의 부담을 낮춰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성과가 좋은 브랜드엔 수수료를 낮춰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이 때문에 상당수 브랜드들이 올 봄 신상품으로 40만원대 상품을 내놨다.
'갑'인 롯데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입점업체들은 그러나 20만원대 양복을 내놓으라는 롯데의 납품지침이 '과도한 제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한 남성 정장업체 관계자는 "메이저 브랜드는 그런 가격대의 제품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며 "가격을 맞추려면 중국산으로 포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또 관계자는 "봄상품 매출을 늘리기 위해 롯데가 오버하는 것 같다"며 "가격정책은 일관성과 방향성이 있어야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받는다"고 꼬집었다.
이철우 롯데쇼핑 대표는 상생 컨벤션 자리에서 "협력사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진심으로 섬길 것이며 여러분들로부터 겸허히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겉으론 상생을 외치면서 속으론 협력업체들의 팔목을 비트는 롯데의 행태는 '비즈니스 프렌들리'와는 거리가 멀다.
김진수 생활경제부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