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중림동에 있는 B사우나는 이달 초 성인의 주간 요금을 7000원에서 8000원으로,야간 요금은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1000원 각각 올렸다.이 사우나 관계자는 "5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최근 가스비 수도비 시설보수비가 치솟으면서 결국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 곡물가격 급등에 고유가 파고까지 겹치면서 식음료가격뿐 아니라 목욕비 이사비 퀵서비스비 일반잡화 등 생활물가 전반이 들썩거리고 있다.

특히 대중 목욕업계는 고유가로 인한 가격 인상 압박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연료비 인건비 전기요금 등의 상승으로 최소 10% 이상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 것이다.서울 강남 등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500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김수철 한국목욕업중앙회 사무총장은 "원가 구성 요소 중 난방유 등 연료비가 2년 전에 비해 80% 이상 올랐다"며 "찜질방업계와 일반 대중목욕탕의 경쟁으로 인해 목욕탕들이 쉽게 가격 인상을 못 하고 있지만 가격 압박을 견디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삿짐 전문업체 로젠이사는 한 트럭당 50만원인 이사비용을 이달 들어 20%(10만원) 올렸다.기름값과 원재료비 상승에 따른 운송비와 포장재료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퀵 전문업체인 블루퀵서비스도 새로운 거래처를 선정할 때 요금을 기존보다 1000∼2000원 정도 올려받고 있다.기존 거래처의 경우 서울지역에서 9000∼1만원을 받지만 새 거래처는 1만원∼1만2000원을 받는다.유가 인상으로 수송비가 급증한 게 주원인이다.

일반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노브랜드' 액세서리 가격도 중국 내 물가와 유가 상승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서울 신촌에서 구두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한 매장은 최근 중국에서 들어오는 제품 가격이 뛰면서 판매가도 올려 팔고 있다.이 매장 관계자는 "작년 중간도매업자를 통해 2만5000원에 들여왔던 가방이 최근 3만원을 웃돌아 판매가격에 인상분을 반영하고 있다"며 "중국 내 인건비와 유류가격 상승에 따른 운송비 인상으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겨울에 토마토 등 야채와 과일을 재배하는 시설하우스 농가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겨우내 비닐 하우스 난방비가 1년 전에 비해 최대 50% 상승했기 때문.경남 하동군에 위치한 우리토마토농장은 유류값 상승 등으로 재배 비용이 작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오르자 매주 2회에 걸쳐 출하했던 물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기로 했다.

김동민 기자/이승우.김은성 인턴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