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2.1% 오르면서 달러당 7.14위안대로 뛰었다. 위안화가 7.14위안대로 올라선 것은 2005년 7월 위안화 평가 절상 후 처음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거래기준가를 달러당 7.1452위안으로 고시했다. 춘절(설) 연휴로 일주일간 거래가 없었지만 연초의 달러당 7.2992위안보다 2.1% 올랐다.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간 2.3% 오른 것보다 더 빠른 속도다.

위안화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것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의 상승 속도를 높이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경제일보는 이날 "정부 측에서 환율변동폭 확대를 포함해 위안화 가치를 재평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는 하루에 상하 0.5%인 환율변동폭이 조만간 확대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7.1%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9%포인트나 높아졌다.

중국 정부가 경기과열에 대응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펴고 있는 것도 위안화 가치 상승의 배경이 되고 있다. 중국은 경기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작년에 6차례나 금리를 올리고,은행의 지불준비율을 10차례 상향 조정했다. 또 작년 말부터는 신규대출을 억제하는 등 총 통화량도 축소시키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 적정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월 물가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정부가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최근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고 환경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환율제도를 개선하고 유동성을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이동현 과장은 "원자재 수입가격을 떨어뜨려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가파른 위안화 가치 상승을 용인하고 있다"며 "물가가 안정되지 못하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위안화 가치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